“윤 대통령, 여당 노골적 사유화”···‘전 부대변인’ 신인규, 국민의힘 탈당

문광호·이두리 기자 2023. 10. 2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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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규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이 2022년 8월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 등이 모인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 주최로 열린 대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이었던 신인규 정당바로세우기 대표가 25일 탈당을 선언했다. 신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을 지배했다”고 각을 세웠다. 또 “평범한 보통시민의 조직된 힘이 중심이 된 정치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고 싶다”며 신당 창당을 시사했다.

신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교체의 주인공인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난 1년 6개월 동안 집권 여당을 노골적으로 사유화했다”며 탈당을 결심한 배경을 밝혔다. 수직적 당정관계 속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자유롭지 않은 당 분위기를 문제로 지적한 것이다.

신 대표는 30대 변호사로, 2021년 7월 이준석 전 대표 체제에서 토론 배틀을 통해 상근부대변인에 임명됐다. 2022년 이 전 대표가 당 중앙윤리위 징계로 대표직에서 해임되자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청년 모임인 ‘국민의힘 바로세우기’를 만들어 비상대책위원회 가처분 신청을 주도했다. 국바세는 최근 정당바로세우기로 이름을 바꿨다.

신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을 탈당한다. 이제는 민심과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멀어진 국민의힘을 떠나서 어렵고 힘든 정치변화의 길을 담대하게 걸어 나가고자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탄생시키기 위해 과거 국민의힘이 보여줬던 변화와 개혁의 가능성은 이제 완전히 소멸됐다”고 비판했다.

신 대표는 또 “윤석열 대통령의 당 장악에 대해 반대와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 가짜보수, 보수참칭, 보수 호소인이라는 멸칭을 부여받게 됐다”며 “대통령이 당을 지배하는 동안 당내 구성원들은 저항하기보다는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에 대해 비판을 하면 고칠 생각은 전혀 하지를 않고 오히려 당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서 비판자를 축출하는 방식으로 당내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며 “당에는 적극적으로 권력자만을 쫓는 기회주의자들과 살아 있는 권력이 두려워서 침묵하고 있는 다수만 남아 있다”고 질타했다.

신 대표는 신당 창당을 시사했다. 그는 “오늘 양당 독과점 기득권 정치의 한 축인 국민의힘을 떠난다”며 “당심 100%라는 외로운 섬을 떠나 민심 100%의 넓은 바다로 당당히 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를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주권자로 명시된 위대한 국민 한 분 한 분을 진심으로 만나는 민심 동행의 길로 나가겠다”며 “평범한 보통시민의 조직된 힘이 중심이 된 정치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을 비롯해서 지도부 모두가 본인이 변할 각오와 희생이 필요하다”며 “저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하길 과거부터 바랐다. 제가 원하는 비전과 가치에 맞는 분이 있으면 도울 수 있지만 (그런 사람이) 없다면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파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제가 (우믈을) 팔 생각과 각오가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서는 “이준석은 내 동지”라면서도 “탈당에 대한 의견과 신당의 방향성은 다를 수 있다. 제 소신과 원칙을 버릴 생각은 1도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신 대표가 향후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날 MBC라디오에서 “신 변호사는 계속 탈당하고 싶어 했다”며 “당 차리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신과의 연관성에는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는 “신 변호사가 의기는 충만한 사람이지만 지금 신인규라는 브랜드로는 신당하기 어렵다고 말해줬다”며 “저는 그 길에 동참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항상 선택은 존중한다”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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