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KT·네이버, 새로운 ‘중동붐’ 시동

김명근 기자 2023. 10. 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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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기업들, 중동으로 총출동
정의선 회장, ‘더 라인’ 현장 방문
전기차 생산 CKD 합작공장 건설
현대건설, 대형 플랜트 수주 따내
KT, 사우디와 디지털 인프라 구축
네이버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 진행
네옴시티의 주거공간 ‘더 라인’ 구역 내 현대건설 지하터널 건설 현장을 방문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한국 기업들이 ‘중동신화’ 재현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삼성과 현대차 등 국내 대표 기업 총수들이 현지 사업을 점검하는 한편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보기술(IT) 기업들도 중동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엿보고 있다. 중동은 사우디가 2016년 4월 석유 중심 산업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비전 2030’이라는 종합개혁안을 발표하는 등 산업 구조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 네옴시티 현장 방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3일(이하 현지시간) 사우디 서북부 타북주에 조성 중인 네옴시티의 주거공간 ‘더 라인’ 구역 내 현대건설 지하터널 건설 현장을 찾았다. 현대건설은 고속·화물철도 운행용 지하터널 12.5km 구간을 시공 중이다. 정 회장은 “현대건설이 신용으로 만든 역사를 현대차그룹도 함께 발전시키고,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 지원하겠다”며 “무엇보다도 품질과 안전이 최우선 되어야한다”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22일 현대차와 사우디 국부펀드(PIF) 간 ‘CKD(반조립제품) 공장 합작 투자 계약’ 체결식에도 참석했다. 현대차는 사우디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 전기차를 포함해 연간 5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CKD 합작공장을 건설한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 사우디에 그룹 최초 완성차 생산 공장을 완공해 신규 수요를 창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또 22일 ‘한국자동차연구원’, 사우디에서 수소사업을 추진하는 ‘에어 프로덕츠 쿼드라’, 사우디 대중교통 운영업체 ‘SAPTCO’와 사우디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사우디 수소 모빌리티의 보급 확대 및 생태계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중동 주요국에서 대형 첨단 플랜트 수주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로부터 약 3조1000억 원 규모의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2단계’를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또 아람코가 진행하는 약 6조5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설비 사업 ‘아미랄 프로젝트’ 사업자로도 선정됐다. 이밖에 사우디아라비아 마잔 가스 및 오일처리시설,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 타워, 쿠웨이트 슈와이크 항만 개보수 공사,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등 중동 5개 국가에서 건축, 오일·가스 플랜트, 항만, 원자력발전소 등 총 26조3000억원 규모의 23개 건설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의 파드힐리, 사파니아 등 대규모 가스전 프로젝트 수주전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이 외에 현대로템과 현대제철도 중동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번 순방 동행에 앞서 이달 초 추석 연휴에도 사우디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찾아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행보를 한 바 있다. ●KT “디지털 인프라 구축”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국가들이 스마트 인프라를 확충하고, 디지털 전환(DX)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만큼 IT기업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KT는 23일 한국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한국-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현대건설, stc그룹과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 인프라 발전 및 구축을 위한 MOU을 체결했다 KT의 디지털전환(DX) 노하우, 현대건설의 스마트 건설 및 시공 역량, stc그룹의 네트워크 인프라를 결합해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스마트시티 등 사우디의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위한 사업을 단계별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22일 stc그룹 본사를 방문해 올라얀 알웨타이드 stc그룹 대표를 만나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위한 사업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네이버는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로부터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맡아 리야드 등 5개 도시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고 24일 밝혔다. 네이버의 첫 대규모 중동 사업이자, 스마트시티 조성을 위한 ‘필수 인프라’인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을 한국 IT기업이 도맡게 된 사례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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