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가짜뉴스 규제 많아" 방통심의위원장 주장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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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해외에 가짜뉴스를 규제하는 국가가 많다고 밝혔지만 정작 발언의 출처가 된 보고서에는 선진국에서 한국과 같은 행정심의를 하는 사례는 없었다.
해당 보고서에서 류희림 위원장이 언급한 국가의 규제 사례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선진국에서 한국처럼 정부여당이 다수 위원을 추천하는 사실상의 행정기구에서 '가짜뉴스' 등을 심의하는 사례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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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희림 위원장, 언론재단 보고서 근거로 해외 규제 사례 제시
정작 선진국은 한국처럼 심의하는 국가 없어
보고서, 해외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 심각성 전하며 신중론 강조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해외에 가짜뉴스를 규제하는 국가가 많다고 밝혔지만 정작 발언의 출처가 된 보고서에는 선진국에서 한국과 같은 행정심의를 하는 사례는 없었다. 오히려 이들 국가에서 표현의 자유 위협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은 지난 10일 국정감사에서 “저희들이 입수한 해외 정보 가운데는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폴란드, 루마니아, 헝가리, 그리스 스페인 등 오히려 가짜뉴스를 규제하는 법안을 마련한 곳이 많다”고 밝혔다. 이날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통심의위 직원들이 작성한 해외심의현황 조사 출장보고서에 유럽 선진국에선 '가짜뉴스'를 심의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점을 언급하며 “해외 동향은 방통심의위에서 진행하는 것과 다른 방향이다. 퇴행한다고 느꼈다”고 하자 반박한 것이다.
이후 방통심의위가 이정문 의원실에 제출한 해외규제현황 관련 자료를 미디어오늘이 입수해 확인한 결과 근거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5월 발간한 <유럽의 가짜뉴스 대응 정책> 보고서 1권이었다.
해당 보고서에서 류희림 위원장이 언급한 국가의 규제 사례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선진국에서 한국처럼 정부여당이 다수 위원을 추천하는 사실상의 행정기구에서 '가짜뉴스' 등을 심의하는 사례는 없었다.
특히 기존 규제를 대체하기 위해 유럽연합(EU)이 새롭게 마련한 디지털서비스법(DSA)은 플랫폼 사업자에 '투명성' 등 절차적 책무를 부과하는 내용으로 행정심의 규제가 아니다. 프랑스 등 국가에선 선거 기간 허위정보를 단속하는데 유사한 규제는 이미 한국에 있다. 한국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뿐 아니라 비방 게시물까지 단속해 플랫폼 사업자에 삭제 요청을 하고 있다. 더구나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유럽 선거 당시 프랑스 정보조작처벌법 제재 사례는 1건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정보조작대처법은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외의 보고서가 다룬 해외 규제사례는 형법 개정(오스트리아, 몰타, 그리스), 선거법 개정(폴란드), 대통령령이나 장관령 개정(루마니아, 스페인) 등이다.
오히려 류희림 위원장 주장의 근거가 된 보고서의 결론은 '표현의 자유 위협'을 우려하는 내용으로 방통심의위의 행보와 충돌한다.
보고서는 “(언급한) 모든 국가에서 개별법 제정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 침해에 대한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관련 규제정책에 대한 검토에 있어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규제의 실익과 근본적 가치의 위협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다양한 검토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디어오늘이 공개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직원들이 작성한 해외 출장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선진국 규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우리 위원회의 통신심의 제도와는 접근 방향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했다. 보고서에서 프랑스 규제기관 관계자는 “뉴스의 진실성에 대한 판단은 저널리즘의 영역이며 국가가 규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유럽의 기본 입장”이라고 했다. 독일 규제기관 관계자 역시 “국가가 미디어의 내용을 직접 통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했다.
방통위가 '가짜뉴스 대응'을 강조한 가운데 방통심의위는 '가짜뉴스 심의전담센터'를 개설하고 사상 처음으로 인터넷언론 보도를 인터넷게시물 심의인 통신심의를 통해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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