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변경으로 숨통 트인 메가스터디 주가, ‘사교육 카르텔’ 조사 우려는 여전

소가윤 기자 2023. 10. 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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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심사 장기화에 에스티유니타스 인수 연기
소속 일타강사도 수능 문제 거래 의혹 수사 대상
주가 상승 이끌 주주환원 정책은 조사 결과 이후 구체화

사교육 카르텔의 중심으로 지목됐던 대형 사교육 업체 메가스터디는 최근 대학 입시 제도가 사교육 시장 수요를 늘리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주가가 반등했지만, 이는 일시적 회복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사교육 카르텔 척결 기조 아래, 메가스터디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부당 광고 행위 제재, 에스티유니타스 인수 불확실성 등 우려 요인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소속 일타강사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문제 거래 의혹과 관련해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른 점도 주가 불안을 부추긴다.

그래픽=정서희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시장에서 메가스터디교육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500원(5.93%) 오른 6만2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메가스터디교육 주가가 6만원대로 올라선 건 지난 6월 19일(6만600원)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메가스터디교육 주가는 정부의 사교육 카르텔 타파 영향으로 지난 7월 4만6650원까지 떨어지며 올해 초보다 반토막 나기도 했다.

최근 주가가 뛴 건 대입 제도가 변경된 영향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에서 고등학교 내신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면서 수능 중요성이 커졌고, 국어·수학·탐구 영역에서 선택과목이 폐지되면서 문과 학생의 의대 진입이 쉬워졌다. 의대 정원 확대에 따라 N수생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사교육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살아 있는 우려 요인을 고려하면 현재 상승세는 일시적 회복에 불과해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현재 주가도 지난 1월 9일(8만1400원)보다 23.22% 하락한 수준이다. 메가스터디교육은 공무원 수험시장 1위 에스티유니타스(공단기) 인수가 미뤄지면서 주가가 발목 잡힐 수 있다. 이번 인수는 학생 수가 줄자 중고등 교육 중심에서 나아가 성인 교육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취지로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메가스터디교육은 지난 20일 공시를 통해 에스티유니타스 양수 예정일자 12월 29일로 정정하면서 두 달가량 인수를 연기했다.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가 1년 넘게 길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례적으로 심사가 장기화한 건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높은 만큼 합병할 경우 독과점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승인되더라도 일부 시정 조치를 포함한 조건부 승인 가능성과 계약 자체가 불투명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장의 독과점 우려를 고려해 심사할 것”이라며 “심사 과정이 막바지 단계인 만큼 연말 전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매가스터디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도 기업가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세무조사의 배경은 정부의 사교육 업체 카르텔 척결 선언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은 수능에서 공교육 밖 교육 과정 내용인 킬러문항(초고난도 문제)을 배제할 것을 지시했다. 정부는 킬러문항 출제 배경으로 사교육 업체 카르텔을 지목하면서 사교육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에 나섰다. 세무조사 영향으로 지난 7월 메가스터디교육 주가는 4만원대까지 내려갔다. 이달 메가스터디는 부당광고로 인한 제재도 받게 됐다. 공정위는 지난 4일 메가스터디를 포함한 9개 업체에 부당광고 행위를 적용해 제재 절차를 밟고 있다. ‘대학 합격생 수 1위’ 등을 내세운 부당광고 행위에는 관련 매출액의 2% 이내, 끼워팔기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선 관련 매출액의 4% 이내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소속 일타강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주가 불안 요소다. 최근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대형 사교육 업체와 수능 출제 교사 간 문제 거래 의혹과 관련해 메가스터디를 포함해 현우진 수학 강사와 메가스터디 계열 출판사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지난해 6월 메가스터디의 현우진 수학 강사가 은퇴를 시사하자 메가스터디교육의 시가총액이 이틀 만에 1320억원이 빠졌다. 같은 해 10월 현우진 강사와 재계약 소식이 알려진 다음 날 주가가 5% 넘게 오르기도 했다. 현우진 강사는 메가스터디와 2025년까지 재계약한 상태다.

다만 메가스터디의 주가 흐름이 당분간 견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단 실적이 받쳐준다. 메가스터디교육의 실적은 2020년부터 꾸준히 성장 중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메가스터디교육의 매출액은 2619억, 영업이익은 644억원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53%, 9.50% 늘어난 수준이다.

세무조사 이후 주가부양책이 나올 수도 있다. 주주환원 정책이 대표적이다. 지난 8월 메가스터디교육 소액주주연대는 올해 회사의 주주환원율이 34.87%으로, 다른 업체보다 낮다며 확대를 요구했다. 메가스터디는 지난 9월 25일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자기주식16만7406주(약 100억원)를 소각했다. 하지만 이외에 별다른 주주환원정책은 나오지 않았다. 메가스터디 측은 세무조사가 끝나는 시점에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가스터디에 대한 조사 결과가 아직 안 나왔기 때문에 추징금 부과 등이 주가에 악재가 될 수 있다”며 “주주환원 정책은 결과가 나온 뒤에야 방향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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