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 “IPO 계기로 미국 팹리스 시장 공략”

2023. 10. 2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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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3년만에 TSMC 국내 유일 공식 협력사 선정
팹리스와 협력해 반도체 설계부터 패키징·테스트까지 턴키 서비스 제공
반도체 IP 사업 확대, 미국 실리콘밸리 진출 도전
이 기사는 10월 24일 15:2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4차 산업 시대가 되면서 반도체 생태계에서 디자인하우스의 역할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만큼 국내 디자인하우스도 해외로 나가야 할 시기입니다.”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사진)는 24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과거엔 디자인하우스를 기술 집약적 산업으로 분류하지 않았지만, 반도체 공정이 미세공정 단계로 발전하면서 반도체 설계 역시 점점 전문적 영역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반도체 생태계 내 디자인하우스 역할 부각

에이직랜드는 2016년 설립된 시스템반도체 디자인하우스다.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 TSMC의 국내 유일 공식 협력사(VCA)이자 글로벌 최대 반도체 IP 기업인 Arm의 공식 파트너다.

이 회사는 코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오는 27일까지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1만9100~2만1400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2042억~2288억원이다.

AI(인공지능) 자동화 설계 솔루션을 활용해 반도체 설계 첫 단계부터 프론트엔드, 백엔드, 패키지, 테스트, 제품 배송까지 반도체 생산 전 단계를 작업해주는 ‘토탈 턴키 서비스’를 수행한다.

후발 주자임에도 회사 설립 이후 3년 만에 TSMC의 공식 협력사 지위를 확보하면서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 대표는 “회사를 설립하면서부터 TSMC 공식 협력사를 목표로 세우고 직원의 70%를 대만으로 파견을 보내 TSMC 관련 기술을 습득하는 등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런 경험이 쌓여 다른 경쟁사보다 업력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단기간에 공식 협력사에 선정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디자인하우스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의 설계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기업이 실제 생산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 및 최적화를 제공하는 회사다.

반도체 공정이 점차 미세공정으로 발전하면서 디자인하우스 역할도 단순히 팹리스와 파운드리 가교 역할을 넘어 팹리스에 아키텍처(설계)를 제공하고 후공정(패키징·테스트)까지 아우르는 역할로 확장됐다.

이 대표는 “과거엔 팹리스가 반도체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었지만, 이젠 파운드리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파운드리가 팹리스를 받아주느냐 마느냐의 싸움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며 “이 과정에서 팹리스와 파운드리의 공정 이해도 격차를 좁혀줄 수 있는 디자인하우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디자인하우스 역할이 부각되면서 에이직랜드의 영업실적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작년 매출 696억원, 영업이익 115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4%, 영업이익은 311%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356억원, 영업이익 25억원으로 집계됐다. 향후 실적을 책임질 수주 잔고는 9월 말 기준 1250억원이다.

반도체 IP 및 해외 진출로 성장동력 확보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은 인력난 등으로 자체적으로 반도체 설계를 온전히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대다수다. 에이직랜드가 반도체 설계 상당 부분을 수행해주고 후공정까지 마무리해주면, 팹리스 기업은 핵심 기술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다.

에이직랜드는 5나노, 7나노 반도체를 개발 및 양산할 수 있는 설계 기술력과 설계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CoWos(칩 온 웨이퍼 온 서브 스트레이트) 등 첨단 패키징 솔루션도 확보해 제품에 적용할 준비를 마쳤다.

반도체 설계자산(IP) 사업에도 직접 뛰어들었다. 지난 2월 반도체 IP 전문회사 아크칩스 지분 19%를 확보한 데 이어 오는 12월 추자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반도체 제품의 애플리케이션별 필요한 반도체 IP 리스트와 요구사양을 파악해 선행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번 IPO를 계기로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도전한다. 첫 진출 국가로 글로벌 팹리스 시장의 68%를 차지하는 미국을 점찍었다. 사전 준비 작업으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과 합작법인 오하나를 설립했다. 반도체 제작 과정 중 전공정 단계인 설계 및 검증을 수행하는 회사다.

‘에이월드매직(AWorld Magic)’과 ‘알프스(ALPS)’ 등 설계 자동화 솔루션을 토대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더라도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공모자금 일부 역시 미국 진출을 위한 해외 프로젝트 전담 엔지니어, 영업 인력 및 관리 인력 등 채용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전 세계에 TSMC 공식 협력사가 8개뿐이기에 에이직랜드는 이미 미국에 잘 알려져 있다”며 “미국 현지에 디자인하우스가 팹리스와 협력해 설계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은 만큼 설계부터 공급까지 제공하는 턴키 솔루션으로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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