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장관 종로 출마?...여야, 역대급 단두대 빅매치? [핫이슈]
지금까지 정치 참여 의사를 단 한번도 밝힌 적이 없는 한 장관의 행보가 이렇게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가 지닌 정치적 영향력과는 별개로 새로운 스타 출현에 목말라 있는 한국 정치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최근 여권에서는 한술더떠 아예 지역구까지 거론되고 있다. 바로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다. 본인 의사와 상관 없이 종로 출마설이 나온 것은 국민의힘의 서울 판세 전망이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종로에 전국구 스타급 의원을 투입해 바람을 일으키지 못하면 총선 승부처인 서울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는 절박감도 작용하고 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이후 당 내부에서 이런 분위기가 더욱 커지고 있다.
여야는 역대 선거에서 서울에서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당의 간판이나 차기 대선 잠룡 후보를 주로 종로 지역구에 출마시켰다. 해방 이후 윤보선 전 대통령, 장면 전 총리, 이종찬 전 국정원장이, 2000년대 들어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정세균 전 총리, 이낙연 전 총리 등 기라성 같은 정치인들이 이곳에서 국회의원을 역임하며 대권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한동훈 장관이 종로에 출마해서 당선 된다면 차기 대권 잠룡으로 직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현재 종로구 국회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감사원장을 역임했던 최재형 의원이다. 최 의원도 지난 대선때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서 윤석열 대통령과 자웅을 겨뤘던 대선급 후보다. 만약 한 장관이 종로에 깃발을 꼽는다면 현역인 최 의원과 어떤 형태로든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한동훈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검수원복’ 시도에 쐐기를 박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한 장관의 내년 총선 등판에 대한 경계심이 가득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9단으로 통하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민주당이 탄핵을 시도하기 전에 한동훈 장관은 출마 여부를 빨리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헌법재판소에 탄핵 여부가 소추될 경우 사표를 못 내고 출마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장관의 출마 여부와 상관없이 종로는 더불어민주당도 절대 놓칠 수 없는 서울 지역의 핵심 지역구다. 민주당은 지난해 3월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뤄진 보궐선거 때는 후보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내년 4월 총선에서 정식으로 맞붙을 경우 국민의힘에 전혀 밀릴게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심지어 보궐선거때 구청장 출신인 김영종 후보가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2위를 했는데, 당시 최재형 당선자와 표차는 13.7%포인트 밖에 나지 않았다.
민주당도 당의 사활이 걸린 내년 총선때는 인지도가 높은 잠룡급 후보를 내세울 것이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친노 원조인 이광재 전 강원지사 등의 이름이 벌써부터 거론된다. 지난 21대 총선에도 당시 여당에선 이낙연 대표가, 야당에선 황교안 대표가 출마해 전직 국무총리간 빅매치가 성사된 바 있다. 만약 한동훈 장관이 종로에 출마하고, 역시 총선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조국 전 법무장관도 대항마로 종로에 나온다면? 전·현직 법무장관의 맞대결이자, 대통령 선거를 방불케 하는 역대급 단두대 매치가 될 수도 있다. 채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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