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윤경찬 “모든 게 내 탓이오”[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김세훈 기자 2023. 10. 25. 09: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남자 육상 대표 윤경찬



에너지가 넘치는 선수가 살짝 의기소침해 보였다. 컨디션이 안 좋았지만 은근히 메달권 진입을 기대했다 .그런데 순위는 6위.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남자 육상 대표 윤경찬(31) 얼굴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윤경찬은 지난 2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황롱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100m(T53) 결승에서 6위(15.80초)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스타트가 괜찮아 3~4위 싸움을 예상했는데 가속이 안됐다. 훈련량 부족, 현지 적응 실패. 윤경찬은 “연습 때 기록이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최악의 기록이 나왔다”며 “내가 부족한 탓”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 척수를 다친 윤경찬은 실업팀 소속 선수가 아니다. 대학에서 특수체육교육을 전공한 현직 특수교사다. 임용고시를 통과해 학교에서 일하다가 집 근처 안산교육지원청 특수교육센터로 옮겼다. 오전에 순회 교육을 하고 오후에 행정업무를 본다. 근무가 끝나고 퇴근하면 훈련이 이어진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후회없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게 그의 각오다.

윤경찬은 “고정된 시간에 훈련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 그날 그날 상황에 따라 훈련량이 달라진다”며 “내가 선택한 길이니 감수해야 한다. 함께 근무하는 분들이 응원도 기대도 많이 했을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 7월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때 다른 나라 선수와 충돌한 여파가 컸다.

내년에 고베세계선수권대회, 파리패럴림픽이 열린다. 그는 지금 기록으로는 파리패럴림픽 출전이 어렵다고 했다. 냉철하게 자신을 바라봤다. 윤경찬은 “파리 패럴림픽에 나가려면 이번 겨울을 잘 보내야할 것 같다”며 “시간이 부족하다는 건 핑계 같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항저우공동취재단

항저우 |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