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아픈 사람들 치료하며 번 돈… 사회 환원하는 것은 당연”[나눔 실천하는 초록빛 능력자들]
대학생 때 아프리카 봉사활동중
아이들 열악한 환경에 충격
용돈 아껴 후원 시작뒤 꾸준한 나눔
세종시 두번째 ‘그린노블클럽’ 가입
“나에게 봉사는 힐링하는 시간”
“마음이 아픈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보듬어 줌으로써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돈 많은 사람만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어두운 부분을 밝혀주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어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세종에서 마음아리심리클리닉을 운영하며 매월 150만 원을 초록우산에 후원하고 있는 최지현 후원자. 최 후원자는 “대학생 때 용돈을 아껴 정기 후원을 한 게 시작이었는데 직장을 다니면서부터 결연 아동 수를 조금씩 늘려갔다”고 말했다. 직장인밴드를 통해서도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그는 세종에서 두 번째로 탄생한 그린노블클럽(1억 원 이상 고액 후원자 모임) 가입자이기도 하다.
최 후원자의 첫 기부는 대학생 시절 떠났던 해외 봉사활동을 계기로 이뤄졌다. 봉사단 활동의 일환으로 방문한 아프리카에서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목격했고, 단순히 지구 반대편 나라의 안타까운 이야기로만 치부하기엔 충격이 컸다고 한다.
최 후원자는 “생명에 경중이 있는 것은 아닌데, 봉사자는 깨끗한 물을 마시고 정작 아이들은 깨끗한 물을 마시려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타지에서의 귀중한 경험은 아동복지학부 학생이던 최 후원자를 꾸준히 아동 관련 일에 종사하게끔 이끌었다. 최 후원자는 “아동의 빈곤과 인권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인식하게 됐고, 졸업 시기 자연스럽게 아동심리 쪽으로 더 공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 후원자는 수십 년째 나눔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가족들의 지지와 응원’ 그리고 ‘직업적 구조’를 꼽았다. 그는 심리상담·치료에 대해 ‘마음이 아픈 사람이 많을수록 수입이 늘어나는 특이한 직업적 구조’라고 소개하며, 그 속에서 발생하는 이윤을 이웃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아내의 나눔 활동을 오래도록 지켜본 남편은 누구보다 든든한 조력자다. 자녀를 다 키운 뒤 국경없는의사회 같은 비정부 기구 소속으로 봉사를 다니는 것이 부부의 꿈이다. 아들과 딸에게 후원을 강요한 적은 없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는 또 다른 지구 반대편 개발도상국 아이들의 실상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했다고 한다.
최 후원자는 “나눔을 행동으로 옮기든 옮기지 않든 세상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평소 조용한 후원을 이어오던 최 후원자도 그린노블클럽 가입을 혼자서만 결정할 수는 없었다. 최 후원자는 “아무래도 큰 금액이 후원되는 부분이다 보니 가족 회의를 진행했다”며 “사고 싶은 물건을 적게 사고, 여행 횟수를 줄여야 하는 등 여러 불편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가족들이 기쁜 마음으로 선뜻 동의해줬다”고 밝혔다. 최 후원자의 누적 후원 금액은 3650만 원으로, 1억 원 이상 기부를 목표로 초록우산의 그린노블클럽에 가입했다.
기부금 전달식에 참여한 경험은 많지만 아이를 데리고 참석한 행사는 그린노블클럽 위촉식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최 후원자는 “아이가 감동을 받았는지 엄마에게 자랑스럽다고 말해주면서 울먹거리더라”며 “단순히 공부만 잘하라고 이야기하는 부모가 아니라 어려운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아이로 자라나도록 조금이나마 모범을 보였구나 싶어서 개인적으로 많이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주중엔 센터 운영과 소속된 단체 활동으로 바쁜 그는 주말에도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세종점자도서관에서 녹음 봉사를 하는 최 후원자는 “서울에 거주할 때부터 오래 해왔던 봉사활동인데 재작년 세종에도 점자도서관이 개관하면서 다시 할 수 있게 됐다”며 “바쁜 와중에 어떻게 봉사활동까지 하냐라고 많이 물어보시는데 저한테는 봉사가 아니라 힐링하는 시간”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이소현 기자 winn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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