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서 이민와 낯선 한국생활… 엄마 아빠 응원 덕에 잘 적응”[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2023. 10. 2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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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사랑하는 엄마, 아빠께.

그럴 때마다 제 곁에서 언제나 응원해주시는 엄마, 아빠가 계셔서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엄마, 아빠! 편지를 쓰다 보니 어른이시고 우리 가족을 이끄신 두 분이 저희보다 훨씬 힘드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엄마, 아빠 저를 지금까지 예쁘게 키워주시고, 한국에서 씩씩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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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 전북교육감賞 이리남초 암로해미 학생

To. 사랑하는 엄마, 아빠께.

엄마, 아빠, 안녕하세요. 저 둘째 딸 해미예요. 그동안 부모님께 편지를 여러 번 쓰긴 했는데 제 진심이 잘 전해지지 않은 것 같아요.

이번 기회에 지금까지 저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두 분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엄마, 아빠께서 저희 사남매에게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이 혹시 뭔지 아세요? 바로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예요. 생각해보면 한국이라는 낯선 나라에 와서 이집트 국적을 가진 우리 여섯 명의 가족이 생활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떠올려보면 한국에서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친구들 사귀는 일처럼 다른 친구들에게는 쉽고 간단한 일이 저에게는 항상 어렵기만 했던 것 같아요. ‘나는 한국 사람인가?’ ‘우리 가족은 다시 이집트로 언제 돌아갈까?’ ‘나도 친구들처럼 소시지, 라면이 먹고 싶다’ ‘나도 1박2일 체험학습에 가고 싶다’ 등 일상 속에서의 정말 많은 일이 저에겐 늘 고민거리였어요.

작은 일부터 큰일까지… 셀 수 없이 많이요. 그럴 때마다 제 곁에서 언제나 응원해주시는 엄마, 아빠가 계셔서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엄마, 아빠! 편지를 쓰다 보니 어른이시고 우리 가족을 이끄신 두 분이 저희보다 훨씬 힘드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두 분이 낯선 한국에서 살아가는 게 더 힘드셨겠죠? 거기에다 저희 사남매가 있잖아요. 작년에 태어난 넷째 ‘아이나’ 그리고 다리가 조금 불편한 셋째 ‘미두’까지….

아직도 한국말이 저희보다 서투신 엄마께서 외로워하시고 이집트의 가족들을 그리워하시는 모습을 보면 안쓰러운 마음도 들어요. 이렇게 고생하시는 엄마, 아빠께 효도하지 못하고 투정부리는 것 같아 죄송해요. 특히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집에서 우는 날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얼마 전 학교에 가기 싫다는 저에게 “괜찮아, 친구들도 널 좋아할 거야”라는 말로 용기를 주신 아빠 덕에 힘을 낼 수 있었어요. 이상하게 그 후로는 친구들이 저에게 관심을 주는 것 같고 가까워진 것만 같더라고요. 아빠 말씀처럼 제가 마음먹기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거짓말인 줄 알았는데 모두 아빠의 마법이었어요.

한국어와 이집트어 사이에서 힘든 제게 엄마가 해주셨던 마법도 참 신기해요. “너는 특별한 아이야. 모두 다에 완벽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지금으로도 충분해.” 엄마의 말씀을 듣고 나니 또다시 정말 괜찮아졌어요.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노력을 하게 되었어요.

엄마, 아빠 저를 지금까지 예쁘게 키워주시고, 한국에서 씩씩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부모님 덕분에 저와 언니, ‘미두’와 ‘아이나’까지 쑥쑥 크고 있어요. 앞으로 부모님께 자랑스러운 둘째 딸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게요.

이제 곧 중학생이 되네요. 한국에서 생활하는 날까지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게요. 지금처럼 제 곁에서 응원해주세요.

엄마, 아빠 오래오래 몸 관리 잘하시고 건강하세요. 우리 가족 지금처럼 평생 행복하게 살아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 둘째 딸 해미 올림 -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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