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리긴 했지만 왕따는 아니다?” 학군단 폭력행위 축소 논란
[KBS 대구] [앵커]
대구의 한 대학 학생군사교육단에서 후보생들이 동기 한 명을 따돌리고 괴롭히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학군단이 뒤늦게 징계위원회를 열었는데, 괴롭힘은 있었지만 집단 따돌림은 없었다고 판단한데다, 군 수사기관으로의 신고 요청도 묵살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박진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말 대구의 한 학군단에 입단한 신 모씨, 기초훈련 도중 희귀병으로 닷새간 입원을 했는데, 퇴원 이후 한 달여 간 동기 2명의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말합니다.
닷새간 훈련을 덜 받았으니, 동기들에게 높임말을 쓰라 하는가 하면 억양을 놀리고 관등성명을 따라 하는 등 모욕을 줬다는 겁니다.
또 고의로 어깨를 세게 부딪치거나, 질병으로 인한 혈뇨 증상을 콜라 색에 빗대기도 했다고 주장합니다.
[신학영/피해자 아버지 : "거의 말을 안 하고 상당히 힘들어하면서 5월경에는 실신까지 하고 파티마병원에서 치료까지 받고 그랬었습니다."]
결국, A 씨는 반 년만인 지난 7월 학군단 측에 이를 신고했습니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1명에 대한 조사는 석 달이나 지나서 했고, 그동안 피·가해자 분리도 없었습니다.
지난 11일에야 열린 징계위원회는, 복수의 동기들이 괴롭힌 건 확인되지만, 집단 따돌림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황당한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특히, 군 수사기관에 신고해달라는 요청도 묵살했는데, 신고 당시는 학기 중이어서 군사 훈련소에 있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신학영/피해자 아버지 : "이 친구들이 만약에 장교로 임관했을 때 소대원들을 관리하면서 자기보다 약한 애들은 계속 따돌리지 않겠나. 그렇다면 어느 부모가 안심하고 국방의 의무를 하는 애들을 군에 보낼 수 있겠습니까."]
이에 대해 학군단 양성을 담당하는 육군학생군사학교 측은, 법과 규정에 따라 사안을 정상 처리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
박진영 기자 (jy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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