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등장 끄떡없다"…가격 올리고도 불티난 코카콜라

장서우 2023. 10. 2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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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젬픽 실적 영향 전혀 없다"
호실적 낸 코카콜라의 항변
CFO "눈에 띄는 변화 없어…무열량 라인업 충분"
3분기 매출 8% 증가…전망도 10~11%로 상향조정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카콜라가 비만 치료제 오젬픽의 등장을 계기로 실적이 둔화할 거란 우려에 대해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열량이 낮거나 칼로리를 완전히 덜어낸 ‘제로’ 라인으로 전체 제품 포트폴리오의 3분의 2를 채워 뒀다는 이유에서다. 가격 인상 등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올해 3분기 시장 전망을 뛰어넘은 실적을 냈고, 주가도 큰 폭으로 반등했다.

 “포트폴리오 68%가 저열량‧무열량”

존 머피 코카콜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오젬픽과 같은) 비만약이 (식품 기업의 실적에) 영향을 주는지 아닌지에 대해선 많은 견해가 있다”면서도 “적어도 우리에겐 눈에 띄는 실적 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존 퍼너 월마트 미국 부문 최고경영자(CEO)가 비만약이 출시된 이후 “장바구니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발언한 이후 코카콜라를 비롯해 월마트, 펩시코, 몬덜리즈인터내셔널 등 식품 기업들의 주가가 줄줄이 급락했다. 비만약 대중화에 따라 소비자들의 식욕이 억제되면 탄산음료나 과자 등 칼로리가 높은 식품 매출에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머피 CFO는 “코카콜라는 칼로리 섭취량을 관리하길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광범위한 라인업을 구축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특화된)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며 “현재 자사 포트폴리오의 68%가 칼로리를 낮췄거나 아예 없앤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체중 감량과 같은) 주제가 대두되면, 그에 따른 맞춤형 해결책을 개발하는 것이 우리의 기본 음료 사업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펩시의 휴 존스턴 CFO 역시 “매출에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FT에 “시장이 비만약을 받아들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주사제인 데다가 매우 비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오젬픽이나 위고비 등 비만약을 복용한 사람들은 일일 칼로리 섭취량을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분이나 당분, 지방이 많은 음식에 대한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확인되면서다. 오젬픽과 위고비는 덴마크 제약회사인 노보노디스크가 각각 2017년, 2021년 출시한 비만 치료 주사제다. 미국에서 이들 비만약 매출이 급증하면서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유럽 지역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월가 예상치 웃돈 3분기 실적

이날 뉴욕증시에서 코카콜라 주가는 전날보다 1.56달러(2.88%) 오른 55.64달러에 마감했다. 상승 폭은 지난해 11월 10일(3.6%) 이후 최대이며, 올해 들어 최고치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가격 인상 정책에도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낸 덕분이다. 이날 코카콜라는 올해 3분기 매출이 119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추정한 시장 예상치(114억4000만달러)를 상회하는 성적이다. 같은 기간 주당순이익(EPS)은 0.71달러로, 1년 전(0.65달러)보다 7% 늘었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제품 가격을 9%(전년 대비) 수준으로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개선된 것이다. 이 기간 코카콜라의 글로벌 단위 판매량은 2% 늘었다. 북미 지역에서의 판매량은 정체 수준을 나타냈지만, 같은 기간 이 지역 매출이 6% 감소한 펩시와 비교하면 선방했다.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는 “식당이나 놀이공원, 스포츠 경기장 등에서의 판매 호조가 미국에서의 매출 강세를 견인하는 등 선진국에서의 수요가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카콜라는 이날 매출 증가율 목표치를 기존 8~9%에서 10~11%로 상향조정했다.

투자 자문사 CFRA의 개릿 넬슨 애널리스트는 코카콜라가 “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건 2017년이 마지막”이라며 이 회사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강력 매수’로 상향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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