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 "파리스, 아프로디테에게 황금사과 주고 사랑을 선택하다" (철파엠)

25일(수)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가 '그리스 로마 신화 도장 깨기'라는 테마로 파리스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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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헌이 "오늘은 그리스 로마 신화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 다 알고 계실텐데 해야 하나? 망설였던 이야기, 파리스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리겠다"라고 말하자 DJ 김영철이 "잘 갖고 오셨다. 저는 모른다"라고 응수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헌은 "파리스는 트로이아의 왕자였다. 파리스가 어느 날 이다산에서 가축을 돌보고 있는데 제우스의 전령 헤르메스가 찾아왔다. 한 손에는 황금사과를 들고. 그리고 그 뒤로 세 명의 여신이 따라왔다. 바로 제우스의 부인이며 신들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헤라, 지혜의 여신 아테나, 아름다운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였다"라고 말하고 "헤르메스와 세 여신이 파리스를 찾아온 이유는 한 여신의 결혼식 때문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바람둥이 제우스의 눈에 들어온 한 여신이 있었다"라며 김헌은 "바다의 여신 테티스였다. 아름답고 인성 좋고 똑똑한 테티스에게 반한 제우스는 '내가 테티스와 사랑을 나누면 정말 훌륭한 자식을 낳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테티스가 낳은 아들은 아버지를 능가할 것이다' 이 예언을 듣고 제우스는 포기한다. 테티스가 또 다른 남신과 결혼해 그 아버지를 능가하는 아이가 나올까봐 제우스는 '안 되겠다. 테티스는 인간 따위와 결혼시켜야겠다' 하면서 보잘것없는 펠레우스라는 인간과 결혼하게 만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헌은 "제우스는 안심하며 테티스와 펠레우스의 결혼식에 모든 신들을 초대한다. 그런데 이 결혼식에 단 한 명의 여신만은 초대하지 않았다. 바로 불화의 여신 에리스였다. 이에 에리스는 앙심을 품고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가 모여 있는 곳을 향해 황금사과 하나를 던졌다. 그 황금사과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에게' 이렇게 새겨져 있었다. 셋은 모두 자기가 황금사과의 주인이라고 주장했고 결판이 안 나자 황금사과를 들고 제우스에게 가서 판정을 요구한다. 난처해진 제우스는 판결을 트로이아의 왕자 파리스에게 맡긴다. 그래서 헤르메스가 황금사과를 들고 세 여신과 함께 파리스에게 오게 된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에 김영철이 "파리스가 곤란해졌겠다"라고 말하자 김헌은 "그렇다. 거절할 수 없었던 파리스가 보니 다 예쁜 거다. 그러자 헤라가 파리스를 매수한다. '나에게 황금사과를 주면 세상을 지배하는 왕이 되게 해주겠다' 라고 한다. 아테나는 파리스에게 '나에게 황금사과를 주면 그 어떤 전쟁과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는 지혜·지략의 힘을 주겠다' 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아프로디테는 파리스에게 '나에게 황금사과를 주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헬레네랑 사랑하고 결혼할 수 있게 해주겠다. 그대가 무엇으로 가장 행복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라. 권력? 힘? 아니다. 사랑이다' 라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헌이 "이 상황에서 철업디라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냐?"라고 묻자 김영철이 "독이 든 사과든 뭐든 주면 먹기는 먹어야겠고 결혼도 해야되겠고, 아프로디테가 한 말을 들었을 것 같다"라고 답하고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을 읽고 책 속의 '할아버지, 사랑 없이 살 수 있나요?', '사랑 없이 살 순 없단다' 그 문장이 생각나서 얘기해봤다"라고 덧붙였다.

"파리스도 아프로디테의 말에 '그렇구나' 하며 황금사과를 건네줬다"라며 김헌은 "게다가 이런 이야기도 있다. 헬레네는 제우스의 딸이기도 했다. 헬레네와 결혼하면 제우스의 사위가 되는 것이니 권력을 다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파리스가 했을지 모르겠지만 이런 생각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라고 마무리했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iMBC 이연실 | 사진캡쳐 SBS김영철의파워FM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