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硏 "내년 금융업, 대내외 불확실성·고금리로 소폭 성장"
금융회사, 생산성 향상·성장 동력 발굴 필요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경기회복 기대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불확실성과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내년 금융산업은 소폭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업이 보합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보험업이 비교적 양호한 반면 여신전문업의 부진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은행업권은 자영업자, 한계기업,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등의 부실 우려가 상대적으로 커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4일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4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은행업의 다소 낮은 성장을 전망했다. 대출증가율은 지난해 4.9%, 올해 3.5%, 내년 3.4%로 내년에도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하회할 것으로 보았다.
가계대출의 경우 부동산 경기가 소폭 개선되면서 주택대출이 증가하겠으나 고금리 부담으로 신용대출 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대출은 시설자금 등 중소기업의 자금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급증했던 대기업대출은 회사채 시장 회복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순이자마진(NIM)이 하반기부터 하락하고 대손비용이 증가하면서 순이익 증가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업은 금리인하 및 기업실적 성장 기대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으로 위탁매매 및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를 중심으로 실적 회복이 기대되나 IB부문은 기업의 직접자금조달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으로 뚜렷한 수익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자산운용업은 실물대체투자 부진에도 불구하고 금리하락 기대로 채권형 및 일임자산 상품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성장세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업은 신회계기준 적용에 따라 보장성보험 위주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생명보험은 저축성 보험 판매가 둔화되고, 손해보험은 장기보험 성장으로 양호한 수익이 예상됐다.
연구소는 당국의 가이드라인 제시 등 회계기준 변경 효과가 완화되면서 수익성은 정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온라인플랫폼을 통한 보험 비교추천이 활성화되고 GA의 영향력이 확대돼 제판분리가 정착될 것으로 봤다.
여전업은 여전채 조달비용 부담이 지속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신용카드업은 명목소비 둔화로 결제부문이 보합세에 그치고, 조달비용과 충당금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캐피탈업도 자동차 산업 회복으로 리스·할부가 성장하겠으나, 조달비용 및 부동산PF 관련 대손비용 부담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적자를 기록한 저축은행업은 은행과의 예금금리 경쟁과 부동산PF 부실 가능성 등으로 적자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내년 금융산업은 완만한 경기회복으로 성장성은 전반적으로 개선되겠으나, 수익성은 고금리 기조의 지속 기간에 따라 업종 간 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조달에 의존하는 여전업의 경우 유의가 필요하며 전쟁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전체 금융업의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무리한 성장보다는 내실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누증된 가계부채와 코로나 이후 급증한 기업부채, 이연된 부동산PF 부실은 유의해야 할 변수로 지목했다. 금리인하와 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 부실이 표면화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자영업자 대출, 비아파트나 지방 건설사업장의 부동산PF 등의 비중이 높은 비은행업권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류 연구위원은 "내년 금융회사들은 단기적인 위기 대응을 최우선으로 하되 생산성 향상, 지속가능한 사업모델 구축에도 힘써야 한다"며 "고금리, 강화된 자본규제에 더해 고령화가 고착화되는 만큼 금융산업은 이제 고비용 구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효율성 제고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며 "금융플랫폼을 고도화화고 시니어 케어, 토큰 증권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구체화하는 데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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