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천만 원 키 크는 주사약, 무턱대고 맞지 마세요”

이승재 2023. 10. 25. 07:4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부모라면 성장호르몬 주사인 이른바 '키 크는 주사'에 대해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거고 우리 아이도 맞혀볼까 고민해본 분들 계실 겁니다.

그런데 이 주사는 터너증후군 등 원인 질환이 있거나 또래의 정상 범위에서 벗어나 키가 아주 작은 아이에게만 효과와 효능이 입증된 상탭니다.

부작용에 대한 장기 관찰도 아직은 없어 적절한 처방이 필요합니다.

이승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육아 고민을 나누는 인터넷 카페, 자녀의 작은 키를 걱정하는 상담 글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 딸을 둔 박 모 씨도 고민 끝에 대학병원을 찾았습니다.

의료진 추천은 성장호르몬 주사인 이른바 '키 크는 주사'였습니다.

[박 모 씨/초등학교 5학년 학부모/음성변조 : "(의료진이) 예상 키보다는 한 7~8cm, 적게는 한 5cm 정도 클 수 있다."]

1년에 천만 원 정도의 부담에도 의료진 권고로 맞히기로 한 부모도 있습니다.

[강 모 씨/초등학교 4학년 학부모/음성변조 : "아이가 클 수 있다고 얘기를 들으면, 당연히 부모 입장에서는 맞히게 되는 거니까..."]

하지만 학계에선 이 주사가 '터너증후군' 등 저신장증 아동과, '특발성 저신장증'인 아동들에게만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특발성 저신장증'은 100명의 아이 중 키가 하위 3% 이하에 속하는 경웁니다.

[최지은/한국보건의료연구원 본부장 : "그 이상 더 큰 아이들에 대해서는 정말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가 연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알 수 없는 상황이죠."]

이런데도 해마다 처방 건수는 늘어, 최근 3년간 천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이 중에서 '저신장증'과 '특발성 저신장증'으로 처방된 건 9%뿐입니다.

나머지는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는데도 투약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영주/국회 보건복지위원/더불어민주당 : "일반 청소년들의 키 성장에 효과가 있는 듯이 광고 및 처방을 하고 있는데 복지부와 식약처는 이에 대한 특별 점검을 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장기 부작용 등은 연구된 것이 없어 적절한 관리 감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KBS 뉴스 이승재입니다.

촬영기자:고영민 김한빈/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 제작:박미주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승재 기자 (sjl@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