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팀 vs 프랜차이즈, 올시즌 NBA 우승은?

김종수 2023. 10. 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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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NBA에서는 이른바 '슈퍼팀'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밀워키 벅스와 보스턴 셀틱스 역시 슈퍼팀 반열에서 빠질 수 없다.

최근 대세 슈퍼팀과 프랜차이즈 중심의 낭만팀 중 어디가 올시즌 우승을 차지할지 지켜보는 것도 NBA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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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NBA에서는 이른바 ‘슈퍼팀’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레전드 레지 밀러가 남긴 “왕은 자신의 왕국을 버리지않는다‘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데뷔팀 혹은 자신이 만개한 팀에서 성장하거나 전성기를 누린 선수들은 어지간해서는 팀을 옮기지 않았다.


우승도 중요하지만 해당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명예를 소중히 여겼다. 때문에 각팀의 간판급 스타끼리 뭉쳐서 슈퍼팀을 이루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슈퍼팀으로 불리는 팀들이 한번씩 만들어지기는 했다. 하지만 대부분 전성기가 꺾인 노장이나 자신의 팀에서 할만큼 해보고 변화를 주는 케이스가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이름값 높은 스타가 타팀으로 가더라도 소속팀 팬들의 응원을 받고 옮기기 일쑤였다.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의 ’글라이더‘ 클라이드 드렉슬러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고독한 늑대‘ 케빈 가넷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 관계로 슈퍼팀이 완성되더라도 이름값은 높더라도 전력 면에서는 압도적이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였다.


드렉슬러는 하킴 올라주원과 가넷은 폴 피어스, 레이 앨런과 말년을 함께하며 커리어의 끝자락을 해피앤딩으로 마무리 지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같은 경우 팀전력을 정비해 숙적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의 벽을 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을 소모했다. 만약 그가 슈퍼팀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면 우승까지 걸린 시간을 단축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그를 우러러보는 히어로 스토리에는 금이 가버렸을 공산도 크다. 자신이 데뷔한 곳에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나가며 성장기를 써내려간 대목이 통째로 빠져버리기 때문이다. 조던 이전 NBA 인기를 책임졌던 매직 존슨과 래리 버드의 역대급 라이벌 구도도 각각 LA 레이커스와 보스턴 셀틱스를 상징하는 인물끼리의 대결이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물론 이러한 프랜차이즈 중심의 문화는 최근 들어 현격하게 꺾여버린 것이 사실이다. 우승 등을 이유로 자신이 성장했던 팀을 떠나는 것은 특별한 일이 되지 않은지 오래다. 외려 계약 기간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팀을 나가겠다며 떼를 쓰며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리는 이기적인 선수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스타는 지나치게 잦은 이적으로 인해 떠돌이, 저니맨같은 이미지로 전락해버리기도 했다. 대표적인 선수들이 케빈 듀란트(34‧208cm), 제임스 하든(34‧196cm), 러셀 웨스트브룩(35‧191cm)이다. 셋은 한때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서 함께 있었다. 자신이 중심이 되어서 공격을 이끌어나갈 때 더욱 힘을 내는 유형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전성기 기량으로 온전히 뭉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트레이드나 FA 등이 아닌 순수한 드래프트를 통해 이정도 라인업이 갖추진 것은 역대를 통틀어서도 드물 것이다. 셋은 한때 리그를 대표하던 에이스급 플레이어였으며 이를 입증하듯 모두 정규시즌 MVP까지 수상한 바 있다. 만약 이들이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동행이 가능했다면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못지않은 프랜차이즈 왕조도 가능했을 것이다는 평가다.


여러팀을 전전한바 있는 셋의 현재 상황은 조금씩 다르다. 슈퍼팀에 소속되어있는 것은 맞지만 그들의 운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어느 정도 시즌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듯 하다. 가장 분위기가 좋은 쪽은 피닉스 선즈의 듀란트다. 리그를 대표하는 득점머신 중 한명으로 이름을 굳히고 있는 데빈 부커(27‧196cm)의 폼이 절정에 달해있는 가운데 트레이드를 통해 브래들리 빌(30‧193cm)이 합류했다.


듀란트까지 포함해 트리플포로 불리고 있는데 기본 20득점 이상은 책임질 수 있는 선수들인지라 피닉스를 상대하는 팀은 수비에서 굉장한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커졌다. 웨스트브룩같은 경우 지난 시즌 트레이드 데드라인 이후 LA 클리퍼스에 합류했다. 클리퍼스는 카와이 레너드(32‧201cm)와 폴 조지(33‧203cm)라는 공수겸장 포워드가 원투펀치 역할을 맡고 있다.


웨스트브룩 입장에서는 특유의 에너지 레벨을 앞세운 공수가담으로 이들의 부담을 덜어주기만하면 된다. 그가 합류하기 전부터 우승 후보로 불렸던 팀이니만큼 충분히 슈퍼팀으로 기대해볼만하다. 문제는 건강이다. 레너드와 조지는 최근 들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연신 신음하고 있다. 아무리 날카로운 보검도 쓰지 못하면 녹슨 칼보다 못하다. 클리퍼스의 전력을 예측하기 힘든 이유이다.


하든은 언제부터인가 팬들 사이에서 ’까다로운 털보씨‘로 불리고 있다. 우승을 위해 여기저기 슈퍼팀을 찾아 움직이고는 있지만 마음에 안든다 싶으면 시즌 중에도 가차없이 트레이드를 요구하며 팀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있다. 카이리 어빙, 듀란트와 함께 했던 브루클린 네츠에서 슈퍼팀을 이루고도 제대로 풀가동조차 못해본 것을 비롯 현재 소속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서도 단장과의 불화로 인해 고장난 슈퍼팀을 만들어놓은 상태다.


리그 최고 센터 중 한명이자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 조엘 엠비드(29‧213cm)와 하든의 조합을 두려워하고 있던 타팀 입장에서는 쾌재를 부를 일이다. 하든 입장에서도 구단에 서운한 감정이 있기에 분노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겠지만 공개적으로 단장을 비난하고 트레이드를 요구하는 것은 팀은 물론 본인 자신에게도 득될 것이 없다. 적지 않은 나이인지라 이렇게 시간만 보내다가는 그가 원하는 우승 타이틀은 점점 멀어질 공산이 크다.

 


밀워키 벅스와 보스턴 셀틱스 역시 슈퍼팀 반열에서 빠질 수 없다. 본래도 우승 후보였지만 올스타급 선수의 가세로 인해 더욱 전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밀워키는 야니스 아데토쿤보(29‧211cm)와 포틀랜드 에이스 출신 데미안 릴라드(33‧187cm)가 함께한다. 아데토쿤보가 한 마리 짐승같이 날뛰며 상대 골밑을 파괴하는 가운데 릴라드가 딥쓰리와 로고샷 등을 통해 외곽에서 폭격에 가담한다면 어떤 단단한 수비진도 감당해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


보스턴은 즈루 할러데이라는 단단한 자물쇠를 새로이 얻었다. 공수겸장 양날개 제이슨 테이텀(25‧203cm)과 제일런 브라운(27‧196.2cm)에 현 NBA 최고의 가드 포지션 수비수 중 한명이 합을 맞추게 됐다. 피닉스와 밀워키같은 경우 화력보강이 눈에 띈다면 보스턴은 수비가 더욱 단단해졌다.


레이커스는 ’소리없는 슈퍼팀‘으로 평가된다. 르브론 제임스(39‧206cm)와 앤서니 데이비스(30‧208cm)의 원투펀치는 이름값만 놓고 보면 리그에서 정상급이지만 르브론의 나이를 감안했을 때 완전체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풍부한 선수층이 이를 온전히 메워주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핵심전력으로 올라선 디앤젤로 러셀, 오스틴 리브스, 루이 하치무라를 비롯 올 시즌을 앞두고도 대대적인 선수보강으로 촘촘함을 더했다. 크리스천 우드(28‧208cm), 게이브 빈센트(27‧191cm), 캠 레디쉬(24‧201cm), 토린 프린스(29‧198cm), 잭슨 헤이즈(23‧211cm) 등 알짜멤버가 보강된지라 다양한 전략과 카드가 기대된다.


이러한 슈퍼팀에 맞서는 프랜차이즈 중심팀으로는 덴버 너기츠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있다. 각각 니콜라 요키치(28‧211cm)와 스테판 커리(35‧188cm)라는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중심이 되어서 팀을 이끌고 있는데 조직력, 팀 분위기 등에서 어떤 슈퍼팀과도 해볼만한 힘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두팀은 지난시즌, 지지난시즌 챔피언들이다. 아무리 슈퍼팀이 득세한다해도 오랫동안 손발을 맞춘 프랜차이즈의 힘 또한 그에 못지않다는 것을 두팀이 증명했다. 최근 대세 슈퍼팀과 프랜차이즈 중심의 낭만팀 중 어디가 올시즌 우승을 차지할지 지켜보는 것도 NBA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로 기대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농구카툰 크블매니아(최감자 그림/케이비리포트 제작),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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