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중국을 넘어라’ 벨 호, 이번엔 파리 올림픽 본선행을 향한 도전···26일 태국전
세 번째 기회. 2023년 한국 여자축구가 ‘명예회복’을 위한 마지막 무대에 선다. 그렇지만 험난한 길이 예고돼 있다.
콜린 벨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FIFA 랭킹 20위)이 26일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열리는 2024년 파리올림픽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B조 첫 경기로 태국(46위)을 상대한다. 이번 대회는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여자축구의 첫 관문이다. 3개 조로 진행되는 2차 예선에서는 각 조 1위가 4강에 오르고, 조 2위 팀 중에 성적이 가장 좋은 팀 하나가 남은 한 자리를 채우게 된다. 4강 토너먼트는 내년 2월 열린다. 결승에 오른 두 팀에 아시아 지역에 할당된 2024년 파리 올림픽 본선행 티켓 2장이 주어진다.
그러나 그 여정은 가시밭길을 예고한다. 한국은 B조에서 여자축구 강국으로 꼽히는 중국(15위), 북한과 한 조에 속했다. 두 상대 모두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한국 여자축구는 2021년 4월 도쿄 올림픽 최종 예선 2차전 중국과 경기에서 전반까지 2-0으로 앞서다 2골을 허용해 결국 1·2차전 합계 3-4로 밀려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놓친 아픈 경험이 있다. 지난해 2월 아시안컵 결승에서도 중국에 전반까지 2-0으로 앞서다가 2-3으로 역전패하며 실력 차를 절감했다. 상대 전적은 5승7무29패로, 중국전 승리는 2015년 동아시안컵(1-0 승)이 마지막이다. 이후 3무6패로 열세다.
베일에 가려진 북한도 어려운 상대다. 북한은 최근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국제무대에 복귀했다. 8강에서 성사된 남북 대결에서 한국은 북한에 1-4로 졌다. 북한은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따냈다. 통산 20차례 승부에서 한국이 북한을 이긴 건 2005년 8월 동사이안컵(1-0 승)이 처음이자 마지막(3무16패)이다.
한국은 태국전에 이어 29일 북한, 11월1일 중국을 차례로 상대한다. 내년 4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더라도 A조에서는 호주(11위), C조에서는 일본(8위)이 조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여 역시 쉽지 않은 도전이 될 전망이다.
한국 여자축구는 올해 앞서 두 번의 메이저대회에서 실망스런 성적으로 귀국했다. 8월 FIFA 여자 월드컵에서는 사상 첫 8강을 목표로 출정했지만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9월 아시안게임에서는 북한에 막혔다. 한국 여자축구가 아시안게임 4강 진출에 실패한 것은 1998년 방콕 대회 이후 25년 만이었다.
파리 올림픽 본선행 성공 여부에 따라 벨 감독과 대표팀과의 동행이 이어질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대한축구협회는 올해 4월 벨 감독과 계약을 2024년 12월까지로 연장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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