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건축] 도시적 다양성의 모자이크, 뉴욕시 맨해튼

이우형 남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2023. 10. 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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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형 남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뉴욕시를 구성하는 자치구인 맨해튼은 멜팅 팟(Melting Pot)으로 불리며 문화적 다양성을 에너지로 성장한 뉴욕시의 심장이자 영혼이며 메가시티의 이미지를 대표한다. 반면 그 이면에는 콘크리트 정글로 대변되는 물리적 성장에 기대어 온 도시화, 사회적 양극화, 개발과 보존의 논쟁과 함께, 주거, 빈곤, 범죄 등의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노출하였다. 뉴욕시는 그 대응으로 물리적 환경, 사회, 경제, 문화를 포괄하는 도시의 종합적인 작동 방식을 고려한 공공부문의 제도적 실험과 자생적 민간 참여를 통해 현재의 균형된 도시환경으로 진화되었다고 평가받는다. 이에 필자는 뉴욕시에서 실무건축가이자 시민으로서의 경험과 관찰을 통해 그 흥미로운 특성을 소개하고자 하며, 본 기고는 네이버후드(neighborhood)로 지칭되는 다양한 특색을 가진 지역으로 구성된 그 특성에 주목한다.

맨해튼은 4세기가 넘는 역사를 거쳐 무역, 이민, 금융 및 문화의 중심지로서 세계의 중심 역할을 담당해 왔다. 20세기 초고층 빌딩의 등장부터 9·11 테러까지 그 명과 암을 경험했다. 오늘날 맨해튼은 수백만의 관광객과 시민을 위한 역사, 다양성, 혁신의 독특한 조화를 통해 다채로운 도시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으로 맨해튼은 네이버후드로 불리는 여러 지역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각 지역은 고유한 특색과 감성을 가지고 있다. 이를 도식화한 맨해튼 네이버후드 지도를 통해 다양한 문화와 인종, 물리적 특징으로 구분된 각 지역이 조각보처럼 하나의 모자이크 패턴을 형성함을 확인할 수 있다. 어퍼 이스트의 고급스러움, 미드타운의 고층 업무시설로 번화한 거리, 그리니치 빌리지의 보헤미안 스타일, 웨스트 사이드의 트렌디함, 소호와 로어 이스트 사이드의 활기찬 나이트 라이프, 차이나타운과 리틀 이탈리의 이색적인 거리까지 도시민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도시의 풍부한 역사, 생동감 넘치는 문화, 역동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엿볼 수 있어 맨해튼을 거주하고, 일하고, 즐기기에 가장 좋은 도시 중 하나로 만든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지역적 다양성을 지원하는 역할을 살펴보면 첫째, 공공부문의 제도 개입으로 기존 지역지구제의 문제점인 지역적 특색을 무시한 획일화된 개발을 방지하고 지역적 특성을 존중하는 특별목적지구라는 혁신적 제도를 탄생시켰다. 그 첫 번째 적용은 쇠락해 가던 타임스퀘어 지역의 재생을 위해 고안되어 타임스퀘어를 뉴욕시의 중심으로 탈바꿈하였다. 특히 최근 버려진 고가철로를 공공녹지공간으로 재생하여 각광 받는 하이라인 파크의 성공은 파크를 포함하는 지역에 대한 특별 웨스트 첼시 지구(The Special West Chelsea District)의 지정과 함께 인접한 북쪽, 고밀의 특별 허드슨 야드 지구(Special Hudson Yards District), 동쪽, 소규모 스케일의 첼시 역사 지구(Chelsea Historic District)와 연계하여 지역 간 독특한 특성을 유지하는 종합적 계획으로 촉진되었다. 둘째, 민간 부문의 참여 개입으로 맨해튼에서 가장 이국적인 지역인 차이나타운의 보존을 위한 시민 활동을 볼 수 있다. 최근 지역 내 미술관 확장과 연동된 고층 교도소 개발에 대한 지역사회의 반대 활동이 진행되며, 나아가 새로운 젊은 세대의 참여와 함께 지역 단체의 Welcome to Chinatown, WOW 프로젝트 및 Think! Chinatown과 같은 지속적인 민간 활동을 볼 수 있다. 이는 공공의 정책과 개발로 영향받는 지역의 미래에 대한 개입과 함께 그 정체성을 유지하는 지역사회의 노력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앞서 기술한 뉴욕시 맨해튼의 지역적 다양성과 그 유지를 위한 사회적 공감대와 노력은 국내 신규 도시환경 구축을 포함하여 기존 도시 관리방안에 있어 참조할 수 있는 교훈과 함께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환경에 대한 지역성을 중심으로 그 방향성을 재고하게 하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우형 남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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