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 엄마, 아빠가 낯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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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어 학급 담임이다.
우리 반에는 12명의 학생이 있는데,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에 입학하지 못해 학년을 낮추어 입급한 3학년까지 국적도 성별도 연령도 다양한 아이들이 함께 살아간다.
부모 또한 훌쩍 커버린 아이가 낯설고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는지, 하나의 아버지는 아이가 왜 그러는지 정말 모르겠다는 말씀만 반복하셨다.
하나네 집처럼 한국으로 유학을 오면서 경제적인 문제로 아이를 본국의 친척에게 맡기는 경우도 다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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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어 학급 담임이다. 우리 반에는 12명의 학생이 있는데,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에 입학하지 못해 학년을 낮추어 입급한 3학년까지 국적도 성별도 연령도 다양한 아이들이 함께 살아간다.
얼마 전 하나(가명)의 부모님이 학교에 상담을 오셨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하나의 부모님께서는 한국어 소통에 전혀 어려움이 없으셨다. 학부모와 한국어 소통이 어려운 경우에는 통역을 구하거나 번역기의 도움을 받아 상담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상담 자체가 쉽지 않다.
하나는 수업 태도도 좋고, 빠르게 한국어를 익혀나갔던 학생이었는데 갑자기 한국어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본국으로 돌아가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부모님 모두 하나에게 관심이 많으시고, 10년 만에 가족이 재결합한 상황이었기에 하나의 태도는 더 납득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내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하나는 지난 10년 동안 힘들 때, 외로울 때, 보고 싶을 때 곁에 있어 주지 않았던 부모에게 그동안 받지 못한 사랑을 원했고, 그것을 채워주기보다 '게임 좀 그만 해라, 공부를 더 해라'라며 부족하고 잘못된 점만 지적하는 부모가 서운했던 모양이다. 부모 또한 훌쩍 커버린 아이가 낯설고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는지, 하나의 아버지는 아이가 왜 그러는지 정말 모르겠다는 말씀만 반복하셨다.
외국인 가정의 아이나 중도입국자녀는 많은 시간을 부모와 떨어져 지낸다. 부모의 재혼으로 한국에 들어오게 되는 중도입국자녀는 평균 5년 이상을 부모와 떨어져 친척집 등에 맡겨 키워진다. 하나네 집처럼 한국으로 유학을 오면서 경제적인 문제로 아이를 본국의 친척에게 맡기는 경우도 다반사다. 고용허가제를 통한 경우 가족 동거 자체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한국의 일자리는 가족의 해체를 동반하게 된다.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 안에서 성장하며,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엄마, 아빠도 진짜 부모가 된다. 저출산으로 학생이 감소하고 이주배경학생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지금, 새로 '우리'가 된 아이들도 가족의 사랑 속에서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미래를 위한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대덕중학교 교사 김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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