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이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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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올림픽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 사건이었다.
냉전의 영향으로 80년 모스크바대회는 서방국가, 84년 LA올림픽은 동유럽국가가 불참해 반쪽 대회에 그쳤지만 서울대회는 160개국 1만3626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이 장면을 기획한 사람이 이어령이다.
이어령은 한 줄로 정의하기에 버거운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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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올림픽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 사건이었다. 냉전의 영향으로 80년 모스크바대회는 서방국가, 84년 LA올림픽은 동유럽국가가 불참해 반쪽 대회에 그쳤지만 서울대회는 160개국 1만3626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서울올림픽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의 하나가 '굴렁쇠 소년'이다. 개막식에서 흰색 옷 차림의 소년이 등장, 혼자 굴렁쇠를 굴리며 아무도 없는 초록색 경기장을 달려갔다. 전세계 10억 명이 숨죽인 채 이 모습을 지켜봤다.
이 장면을 기획한 사람이 이어령이다. 그는 이 장면 하나로 대한민국이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아픔을 딛고 산업화에 성공한 나라임을 전세계에 각인시켰다.
이어령은 한 줄로 정의하기에 버거운 인물이다. 평론과 수필, 시, 소설을 썼으며 신문사 논설위원으로 칼럼도 연재했다. 오랜 세월 대학교수를 지냈고, 초대 문화부장관을 역임했다. 평생 글 쓰는 것을 업으로 삼았지만 우리나라 문화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이다.
그에게 잘 어울리는 게 '시대의 지성'이라는 표현이다. 대학 시절 이상 시인을 새롭게 해석하고 기성 문단을 비판한 글을 발표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그가 발표한 '우상의 파괴와 저항의 문학',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바람이 불어오는 곳', '축소지향의 일본인', '디지로그', '생명이 자본이다' 등의 글은 문학계는 물론 지성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과 시대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명저들을 양산해낸 것이다.
충남 아산시가 '이어령 창조관(가칭)'을 조성한다고 한다. 데이터를 모아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이어령의 문학과 예술, 창조적 삶을 체험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어령은 아산에서 태어나 공주고와 부여고에서 공부했으며, 대전의 배재대학교에서 석학교수로도 일했다. 늘 기성에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탐구하여 남보다 한발 앞서 시대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한국 문화 전반에 해박하였고, 인문학을 두루 넘나들며 선구적으로 통섭과 융합, 창조의 길을 걸었다.
이어령을 기리는 창조관이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조성될지 기대되고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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