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핸 제대로 맞짱' 롯데·신세계 11월 결투 '시선 집중'
신세계, 신규 임원진 첫 시험대 전망
롯데, '흥행 여부' 인사 영향 관측도
'유통 공룡' 롯데와 신세계가 다음 달 연말 할인행사로 맞붙는다. 극심한 고물가에서 계열사들이 단합하는 대규모 할인행사로 소비자 지갑을 열겠다는 의도다. 특히 두 회사에게 올해 연말 행사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인사와 조직, 체제 전환의 성과를 엿볼 수 있는 장이라서다. 신규 임원의 데뷔전이자 기존 임원의 방어전이기도 하다.
롯데 신세계 '11월의 결투'
2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다음 달 13∼19일 그룹 통합 마케팅 행사인 '쓱데이'를 개최할 예정이다. 쓱데이는 신세계백화점·이마트·SSG닷컴·신세계인터내셔날·신세계면세점·스타벅스·이마트24 등 온·오프라인 계열사 20개가 총출동해 1년에 한 번 대대적인 할인 세일을 진행한다. 지난 2019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이한다.
쓱데이는 업계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연말 행사로 꼽힌다. 보통 연말 행사는 할인율이 낮거나 살 만한 상품이 없어 소비자 외면을 받는 일이 많다. 하지만 쓱데이는 '계열사들이 더 큰 할인을 위해 경쟁한다'는 콘셉트로 화제성과 성과가 좋았다. 반값 한우를 사기 위해 이마트에 사람들이 몰리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쓱데이는 첫 해 4000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2020년에는 6400억원, 2021년에는 8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 유통군도 다음 달 2~12일 대규모 통합 할인행사로 맞불을 놓는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롯데온·세븐일레븐·롯데홈쇼핑·롯데하이마트·롯데슈퍼 등 8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롯데 유통군은 지난해 '롯키데이'라는 이름으로 통합 행사를 처음 열었다. 캐릭터 '벨리곰'도 앞세웠다. 그러나 행사 기간 중 이태원 참사가 발생해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올해만큼은 꼭 성공적인 그룹 통합 연말 할인 행사를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올해는 콘셉트를 바꿔 변화를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행사 시작도 쓱데이보다 일주일 빠르다. 그만큼 기선을 잡겠다는 의지다. 당초 레드위크로 행사명이 정해졌다는 소식도 있었지만 롯데쇼핑 측은 아직 확정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여러 후보 명칭들 중 하나였던 것"이라며 "아직 공식 행사명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연말 행사에 담긴 숨은 의미
두 유통 공룡에게 이번 연말 행사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이번 쓱데이는 지난 6월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출범한 후 열리는 첫 행사다. 신세계는 올해 행사를 역대 최대 규모로 선보여 매출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그동안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강조해왔다. 이 멤버십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지가 관건이다.
신세계 신규 임원의 데뷔전이기도 하다. 신세계는 지난달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인사 교체를 단행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신세계,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슈퍼), 이마트24, 조선호텔, 스타벅스 6곳 중 스타벅스를 제외한 5곳의 대표이사를 모두 갈아치웠다. 특히 신세계는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통합 대표에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를 앉혔다. 이번 쓱데이는 한채양 대표가 맡은 첫 임무인 셈이다.
롯데 임원진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사실 지난해 롯키데이는 롯데쇼핑 조직 체제가 유통군 HQ로 바뀐 이후의 첫 번째 통합 마케팅이었다. 체제 전환에 따른 '성과'를 내보일 수 있는 기회였다. 그만큼 신동빈 롯데 회장의 기대도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올해는 꼭 행사를 성공시켜야 하는 이유다.
다가오는 롯데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유통부문에서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 등이 내년 3월 사내이사 임기 종료를 앞둔 상황이다. 신 회장은 평소에도 신상필벌 원칙을 강조해왔다. 행사의 흥행 여부가 인사에 중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신세계 쓱데이에 필적할만한 성과가 필요하다.
이처럼 유통 공룡들이 행사 흥행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할인 등 소비자 혜택도 늘어날지 관심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신세계와 롯데가 필사적으로 연말 행사 경쟁에 뛰어든 만큼 높은 소비자 체감효과가 기대된다"면서도 "유통사가 가격을 낮추는 데에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어떤 다른 혜택을 내세울지도 관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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