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월클 인정'하고도 "날 가로막았다, 그를 못 보겠다" 충돌 해프닝, 그럼에도 '손매 듀오' 걱정은 사치

안호근 기자 2023. 10. 25.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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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24일 풀럼전에서 득점 후 기뻐하는 매디슨(왼쪽)과 손흥민.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SNS
득점 후 기뻐하는 매디슨(오른쪽)과 손흥민(왼쪽). /AFPBBNews=뉴스1
"서로 방해한 것이 아니라 그가 나를 가로막았다."

'월드 클래스'라고 인정하고도 '특급 케미'를 자랑하는 새 파트너 제임스 매디슨(27)는 '주장'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을 탓했다. 어찌된 일일까.

토트넘은 2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9라운드 풀럼과 홈경기에서 손흥민과 매디슨의 연속골로 2-0으로 이겼다.

지난 시즌 8위에 머물렀던 토트넘이지만 올 시즌 180도 달라진 면모를 보이고 있다. 리그 9경기에서 무패(7승 2무, 승점 23) 행진을 달리며 단독 1위로 올라섰다. 2위 맨체스터 시티와 3위 아스날(이상 승점 21)도 토트넘 아래에 있다.

신임 감독 엔제 포스테코글루로 인한 전술적 변화가 첫 손에 꼽히는 이유라면 돌풍의 핵심에 있는 선수들을 꼽자면 단연 손흥민과 매디슨이 가장 먼저 선택을 받는다.

득점을 합작하고 함께 다트 세리머니를 하는 매디슨(왼쪽)과 손흥민.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SNS
득점 합작 후 포옹을 나누는 손흥민(왼쪽)과 매디슨.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SNS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통해 공을 탈취해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을 손흥민과 매디슨의 완벽한 마무리가 완성시키고 있다. 손흥민은 벌써 7골을 몰아치며 2021~2022시즌 공동 득점왕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나란히 이 부문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위에는 지난 시즌 36골을 퍼부으며 득점왕에 오른 엘링 홀란(맨시티·9골)만이 있을 뿐이다.

매디슨은 특급 조력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벌써 도움 5개를 올리며 이 부문 공동 3위에 랭크돼 있다. 앞서 그에게 2개의 도움을 배달받았던 손흥민은 이날 후반 매디슨의 골을 완벽히 도우며 '손케 듀오'의 뒤를 이을 새 콤비로서의 100점짜리 호흡을 보여줬다. 둘은 골을 합작한 뒤 함께 '다트 세리머니'를 펼치며 남다른 호흡을 자랑하기도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적료 4000만 파운드(658억 원)에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매디슨은 벌써부터 '손흥민 바라기'의 면모를 굳혀가고 있는 매디슨이다.

앞서 "매일 아침 손흥민을 볼 때마다 꽉 안아주고 싶다"고 한 그는 "손흥민은 주위 사람들에게 있어서 따뜻한 사람이다. 그리고 환상적인 캡틴이다. 만약 당신의 주장이 손흥민이라면 그가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당신은 실망을 안기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환상적인 도움까지 받아 골을 기록한 그는 다시 한 번 이례적인 칭찬에 나섰다. 경기 후 영국 공영방송 BBC와 인터뷰에 나선 그는 손흥민과 관계를 묻는 질문에 "우린 훌륭한 관계를 맺고 있다. 쏘니는 내가 수년 동안 지켜보고 사랑했던 선수였고 지금 그와 함께 플레이할 수 있어 매우 즐겁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도움을 받아 득점에 성공하는 매디슨(가운데). /AFPBBNews=뉴스1
득점 후 함께 기뻐하는 매디슨(오른쪽)과 손흥민. /AFPBBNews=뉴스1
이어 스스로 손흥민에 대해 첨언하고 나섰다. 그는 "내가 이런 말을 많이 하지는 않지만 손흥민은 월드클래스 선수(He is a world-class player. I don't throw that around a lot)"라며 "우린 호흡을 맞추는 걸 좋아하고 훈련도 많이하며 서로의 플레이를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손흥민의 첫 골에 대해서도 "완벽한 마무리였다(wonderful finish)"라며 당연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자신의 골을 도운 장면에 대해서도 손흥민이 직접 마무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좋은 자리에 있던 자신에게 좋은 패스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뭔가 석연찮은 점이 있었다. 매디슨과 손흥민이 후반 30분 둘이 충돌하는 장면 때문이었다. 매디슨이 페널티 지역 왼편에서 돌파를 하던 중 터치가 길었고 골문에 더 근접해 있던 손흥민이 슛을 하기 위해 다가서는 과정에서 둘이 부딪힌 것이다. 매디슨은 손흥민을 향해 왜 비켜주지 않았냐는 듯 불만을 표시했고 손흥민 또한 자신을 밀어내고 무리하게 슛을 날린 매디슨을 바라보며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경기 후 상황이 올라온 영상들을 통해서도 둘의 서로를 향한 불편한 감정을 읽어볼 수 있었다. 이후 둘은 나란히 불만스러운 표정과 함께 교체 아웃됐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후 벤치에서 나와 선수들과 하나하나 인사를 나누며 격려를 보냈지만 매디슨과는 그럴 기회가 없었다.

손흥민이 자신 가까이로 다가서자 공교롭게도 매디슨이 시선을 돌리며 자리를 떠났고 손흥민은 그런 그를 한 번 바라봤지만 이내 다른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다. 기분 좋은 승리에도 괜히 보는 이들에게 찝찝함을 남길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일전에 골키퍼 위고 요리스와도 설전을 벌인 적이 있었던 터였기에 더욱 괜한 우려를 키웠다.

풀럼전 후반 30분 동선이 겹쳐 충돌하는 매디슨(왼쪽)과 손흥민. /사진=스포티비 중계화면 캡처
충돌 후 불만을 표하고 있는 매디슨과 손흥민. /사진=스포티비 중계화면 캡처
매디슨(오른쪽)이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교체 아웃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경기 후 상황에 대한 이유를 매디슨의 입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서로에게 방해됐던 장면도 있지 않았나는 취재진의 질문에 "서로 방해한 것이 아니라 그가 나를 가로막았다(No, He got in my way)"며 "아직 그와 이야기하지 않았다. (지금은) 그를 못 보겠다. 내일 이야기할 것(I haven't spoken to him. I can't look at him, I'll speak to him tomorrow)"이라고 말했다.

승부사적 기질이 있는 공격수이기에 충분히 둘 모두 욕심을 낼 법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매디슨은 그 장면이 특히나 더 아쉬웠던 모양이었다. 농담조이긴 했지만 한 마디를 더 보탰다. "나는 골문을 바라보고 있었고 손흥민은 잘못된 방향을 보고 있었다(I was right in front of the goal, and he was facing the wrong way)"면서도 "그러나 그에게도 한 번의 실수는 용납된다(But, even he's allowed to make one mistake)"고 말했다.

물론 큰 문제는 아니다. 손흥민은 과거부터 '사교성'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인싸'였고 특히 주장을 맡으며 더욱 동료들과 유대감 형성에 애를 쓰는 선수다. 매디슨도 기회만 있으면 손흥민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내왔고 이날도 그에 대한 극찬을 늘어놨던 터였다.

당시 상황으로 인해 얼굴을 붉혔던 건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경기의 일부일 뿐이고 선수들이 경기 도중 호흡 문제로 감정적으로 격해지는 건 유럽 축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더구나 매디슨은 내내 웃으며 손흥민에 대해 이야기했고 직접 "내일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까지 밝히며 화해 의사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재 토트넘은 EPL에서 가장 잘 나가고 있고 손흥민과 매디슨 또한 서로에게 서로가 가장 필요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많은 이들이 손흥민과 특급 호흡을 보이는 매디슨을 보며 케인의 향수를 지워나가고 있다. 분위기는 케인과 호흡을 맞췄던 그 어느 때보다도 좋다. 잠깐의 해프닝이 있었을지언정 '손메 듀오'에 대한 걱정은 사치다.

함께 세리머니하는 손흥민(왼쪽)과 매디슨. /AFPBBNews=뉴스1
포옹을 나누는 손흥민(왼쪽)과 매디슨. /AFPBBNews=뉴스1
함께 웃는 매디슨(왼쪽)과 손흥민. /AFPBBNews=뉴스1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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