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기업' 에이스 vs 시몬스, 1위 두고 기싸움

연희진 기자 2023. 10. 25.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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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꿀잠' 시장 쟁탈전] ①'침대는 과학' vs '침대 없는 침대 팝업'

[편집자주]국내 수면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꿀잠' 시장을 공략하는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숙면을 위해 가장 기본적인 침대(매트리스)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오랜 기간 상위권을 차지해온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의 '형제 경쟁'이 본격화하는 한편, 유통 대기업과 렌털업계까지 뛰어들면서 점유율 쟁탈전의 막이 올랐다. 스프링 침대에서 사물인터넷(IoT) 적용까지 경쟁하며 진화하는 시장에 주목할 때다.

수면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선두 기업인 에이스와 시몬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이강준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형제 기업' 에이스 vs 시몬스, 1위 두고 기싸움
②"숙면도 팝니다"… 대기업도 매트리스 시장 '러시'
③매트리스도 빌려 쓴다… 슬립테크로 무장한 렌털업계

국내 침대업계에서 형제간 선의의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업계 1·2위를 다투는 에이스침대와 시몬스가 '구심점'을 잃으며 본격적인 레이스를 시작했다.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는 하나의 뿌리에서 시작했다. 한국 침대업계의 선구자로 불리는 고(故) 안유수 에이스침대 창업주는 2000년대 초 일찌감치 후계 작업을 마무리했다. 첫째는 에이스침대, 둘째는 시몬스를 맡기는 방식이다.

장남인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는 2002년 취임했고 차남인 안정호 시몬스 대표는 2001년 대표 자리에 올랐다. 현재 안성호 대표는 에이스침대의 지분을 70.56%, 안정호 대표는 시몬스의 지분을 100% 보유 중이다.
고(故)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 /사진=에이스침대
형제기업인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는 서로가 가장 큰 경쟁 상대지만 오랜 기간 큰 마찰 없이 지내왔다. 이는 아버지인 안 회장이 생전 구심점 역할을 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지난 6월 안 회장이 별세하면서 두 기업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 초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는 가격 인상을 두고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시몬스가 지난 1월 가격 동결 정책을 밝히면서 에이스침대 등 타사의 가격 인상을 언급한 것이 발단이 됐다. 시몬스는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면서 보도자료를 통해 에이스침대가 지난해 최대 20% 가격을 올렸고 씰리침대와 템퍼도 두 차례에 걸쳐 가격을 인상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에이스침대는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5년간 단 두 차례 가격을 인상했다"며 "최근 2년째 가격을 동결한다고 홍보하고 있는 시몬스의 경우 2017년 말부터 여섯 차례 가격을 올렸고 2021년에만 세 차례 가격을 인상했다"고 시몬스에 날을 세웠다.



형제기업의 왕좌 싸움



ACE 국제공인 침대공학연구소. /사진=에이스침대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두 가지 이유에서다. 침대(매트리스)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가 많아지면서 시장 경쟁이 심화했고 시몬스가 '부동의 1위' 에이스침대를 빠르게 따라가며 두 기업의 매출액 차이가 좁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스침대의 매출액은 ▲2019년 2774억원 ▲2020년 2895억원 ▲2021년 3464억원 ▲2022년 3462억원으로 2021년 크게 성장했다가 지난해 주춤했다. 시몬스의 매출액은 ▲2019년 2038억원 ▲2020년 2715억원 ▲2021년 3054억원 ▲2022년 2858억원이다. 2021년까지 빠른 성장을 이어오다가 지난해 성장세가 꺾였고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지난해 시몬스가 부진했지만 승계가 마무리된 직후인 2003년 3배(에이스침대 1158억원, 시몬스 375억원)가 넘게 차이 났던 매출은 20% 남짓 차이로 줄어들었다.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의 매출액 추이. /그래픽=이강준 기자
에이스침대는 프리미엄 수면 시장을 공략하며 1위를 공고히 지켜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최고급형 하드타입 매트리스를 출시하고 프리미엄 매트리스 라인업을 리뉴얼했다. 고객 경험 강화를 목표로 프리미엄 체험형 매장인 에이스스퀘어도 지속해서 출점하고 있다.

올해는 창립 60주년을 맞아 '침대는 과학' 카피를 다시 꺼내 들었다. 1993년 선보인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침대는 과학입니다."라는 광고 카피는 에이스침대를 소비자에게 강렬하게 각인시켰다. 올해 다시 이를 다시 활용하면서 1993년 당시 광고를 기억하는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선사하고 젊은 소비자들에게는 브랜드 헤리티지를 신선한 느낌으로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도 이천의 시몬스 테라스 지하 1층에 위치한 시몬스 테라스점. /사진=시몬스
시몬스는 국내 특급호텔 침대시장에서 우위를 점했다. 5·6성급 특급호텔 시장 점유율이 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시몬스는 건강과 안전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시판되는 전 제품에 국내 공식 라돈안전인증기관인 한국표준협회(KSA)의 '라돈안전제품 인증'을 매년 갱신한다. 라돈은 자연 방사성 물질 중 하나로 폐암의 요인으로 알려졌다.

마케팅 면에서는 '침대 없는 침대 광고'를 내세웠다. 침대 없는 팝업스토어인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는 신선한 감성의 굿즈와 시몬스가 지역사회에서 발굴한 식음료, 감각적인 공간구성 등으로 핫플레이스가 됐다. 브랜드 스토리의 일방적인 주입이 아닌 호기심을 자극하는 커뮤니케이션으로 MZ세대(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에게 인기를 끌었다.

시몬스 관계자는 "마케터들 사이에서 케이스 스터디 단골 주제로 등극했고 마케팅 성공 사례를 담은 서적에도 꾸준히 언급되는 등 높은 관심을 얻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소셜라이징 행보를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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