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어디입니까?"…'목선 귀순' 北 주민의 첫 마디

홍효진 기자 2023. 10. 2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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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선을 타고 넘어온 북한 주민의 첫 마디였다.

25일 뉴스1에 따르면 전날 오전 북한 주민 4명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속초 해상을 통해 귀순 의사를 밝혔다.

합동참모본부와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10분쯤 강원도 속초시 동쪽 약 11㎞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 어선이 북한 소형 목선을 발견, 해경에 신고했다.

속초해경 순찰정은 북한인 4명이 길이 약 10m의 소형 목선에 타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정부 합동정보조사팀에 인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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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 4명이 강원도 속초 인근 해상을 통해 귀순한 지난 24일 해경 선박이 이들이 타고온 소형 목선(붉은 원안)을 인근 군부대로 예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여기가 어디입니까?"

목선을 타고 넘어온 북한 주민의 첫 마디였다. 25일 뉴스1에 따르면 전날 오전 북한 주민 4명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속초 해상을 통해 귀순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처음 만난 이는 강원도 속초 지역 어민 임재길씨(60)로, 임씨는 이날 오전 7시 10분쯤 조업을 하던 중 목선을 발견하고 접근했다.

목선에 타고 있던 남성은 배에 가까이 온 임씨에게 "여기가 어디냐"고 물었고, 임씨는 "강원도 속초다"라고 대답했다. 임씨에 따르면 남성 옆에는 나이가 있어 보이는 여성과 젊은 여성 두 명이 함께 있었다.

이후 남성은 여성들과 대화한 뒤 임씨의 배와 자신의 배를 줄로 묶기 시작했다. 당시를 떠올린 임씨는 "정말 당황했다. 뭐 저런 경우가 있나 싶었다"고 말했다. 임씨는 "'북에서 왔소?'라고 물으니 이해를 못 하는 것 같았다"며 "'북한에서 왔어요?'라고 되물으니 남성이 고개를 끄덕였다"고 설명했다.

잠시 뒤 군 초계기가 목선 위를 맴돌자 북한 남성은 당황한 듯 임씨를 쳐다봤다고 한다. 이에 임씨는 대한민국 군대니까 괜찮다며 남성을 안심시켰다. 임씨가 "언제 (북에서)출발했느냐"고 묻자 남성은 "오늘 아침에 왔다"고 답했다.

임씨에 따르면 북한 남성은 장화에 작업복 차림이었다. 나이가 있어 보이는 여성은 구두를 신고 있었고, 젊은 여성은 평상복에 깨끗한 운동화를 신은 상태였다. 젊은 여성은 임씨 배를 보더니 "한국 배 참 좋네요"라고 말을 걸어오기도 했다.

북한 주민들이 타고 있던 배에 대해 임씨는 "정상적인 배가 아닌 것으로 보였다"며 "소리가 경운기 엔진을 달고 있는 같았으며 2~3톤 정도 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합동참모본부와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10분쯤 강원도 속초시 동쪽 약 11㎞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 어선이 북한 소형 목선을 발견, 해경에 신고했다. 속초해경 순찰정은 북한인 4명이 길이 약 10m의 소형 목선에 타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정부 합동정보조사팀에 인계했다.

이들을 태우고 온 목선은 이날 오후 2시쯤 우리 해경의 예인·엄호 속 동해안 지역이 한 군부대에 인계됐다. 이 목선은 2019년 '삼척항 목선 입항' 당시 탈북주민들이 타고 온 목선 규모와 비슷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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