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 코로나 끝난 지가 언제인데" vs "그렇다고 희망퇴직 받냐"

오동현 기자 2023. 10. 2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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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집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다시 회사로 출근하고 있다.

구글·애플·메타·아마존을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부터 국내 기업들까지 재택근무(원격근무)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직장인들이 재택근무 폐지로 인해 회사로 출근하기 시작하면서 불만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촉발 이후 원격근무를 확대하겠다던 메타(옛 페이스북)가 지난달부터 직원들에게 주3회 출근하라고 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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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MG 조사…CEO들 64% "3년 내 재택근무 없어질 것"
HP 조사…직장인들 "원격근무 가능하면 급여 평균 13% 삭감 가능"
야놀자, 상시 원격근무 폐지 이어 희망퇴직에 임직원 불만 커
워케이션 [사진=한국관광공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코로나19로 집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다시 회사로 출근하고 있다. 구글·애플·메타·아마존을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부터 국내 기업들까지 재택근무(원격근무)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전 세계 직장인들은 급여 삭감을 감수하더라도 자유로운 장소에서 일하길 원한다는 설문조사가 나와 대비된다. 재택근무로 생산성 저하를 우려하는 회사와 자율성을 중시하는 직원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HP가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2023년 HP 업무 관계 지수'에 따르면, 전 세계 직장인 4명 중 3명은 "일하는 게 불만족스럽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9일부터 7월 10일 미국·프랑스·인도·영국·독일·스페인·호주·일본·멕시코 등 12개국에서 1만5624명의 사무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특히 전 세계 직장인들이 재택근무 폐지로 인해 회사로 출근하기 시작하면서 불만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심지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근무할 수 있다면 급여를 평균적으로 13%를 삭감해도 좋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회사 경영진의 생각은 달랐다. 세계적인 종합 회계·컨설팅 기업 KPMG가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13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6명(64%)은 3년 내 재택근무가 완전히 없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응답자 87%는 회사로 출근하는 직원에게 승진 등의 혜택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재택근무를 폐지하는 기업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촉발 이후 원격근무를 확대하겠다던 메타(옛 페이스북)가 지난달부터 직원들에게 주3회 출근하라고 고지했다. 이미 구글과 애플 직원들은 지난해부터 회사로 출근하고 있다.

계속해서 원격근무를 희망하는 직원들에게 퇴사를 요구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게임사 로블록스는 주 3일 출근제를 거부하는 직원들은 퇴사를 결정해야 한다고 고지했다. 아마존도 출근에 반대하는 직원들을 해고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로블록스가 원격근무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이유는 업무 효율성 증대를 위해서다. 데이비드 바주키 CEO는 회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세 건의 대면 그룹 회의에서 45분 만에 할 일과 아이디어가 정리됐다. 지난 몇 년 진행한 화상 회의에서는 없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공유오피스 이용 모습. ⓒ제주관광공사

한국 지옥철 시작…야놀자 "풀재택" 외치더니 희망퇴직 받는다

국내 기업들도 너도나도 원격근무제를 폐지하거나 줄이고 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기존 완전 재택근무에서, 내년부터 조직별로 주 1~2회 시간을 맞춰 함께 사무실로 출근하는 근무 제도로 변경한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국내 대표 게임사들도 전면 출근 체제로 전환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잡음이 커지고 있는 국내 기업이 있다. 2021년 6월부터 상시 원격근무제를 무기한 시행한다고 밝혔던 야놀자다. 여행·숙박 플랫폼 기업 야놀자는 올 상반기부터 생산성 저하를 이유로 상시 원격근무를 폐지했다. 지난 4월부터 주 2회, 6월부터 주 4회 출근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체계로 전환했다.

그동안 야놀자는 상시 원격근무를 무기한 시행 발표와 함께 서울 시내 및 근교 주요 지역에 거점오피스를 신설하고, 타 지역에서 근무와 휴식을 결합한 워케이션 등을 운영한다고 홍보해왔다. 특히 "코로나19가 끝나도 야놀자의 원격근무는 계속 된다"던 사측의 말을 믿고 입사한 직원들 뿐만 아니라 "원하는 곳 어디서든 상시 원격근무가 가능하다"는 말에 회사와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이사했던 직원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컸다.

논란이 커지자 당시 배보찬 야놀자 대표는 "원격근무는 효율적인 부분이 있지만, 위기를 극복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역시 "세계적인 기업들도 원격근무나 재택근무의 생산성 저하 측면을 고려해 출근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야놀자와 야놀자클라우드는 상시 원격근무 폐지와 더불어 희망퇴직까지 받고 있다. 육아휴직자에게도 희망퇴직을 권고하고, 수익성이 낮은 부서를 통째로 정리하는 사례까지 나타나 임직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야놀자 측은 임직원들에게 "전세계적인 경제 위기와 엔데믹 이후 국내여행 수요 정체,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과의 경쟁 심화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외부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조직 구축이 필요하다"며 "희망 퇴직에 대한 보상은 월 급여 4개월 또는 유급휴가 3개월 중 선택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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