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 신고로 발견… 경계 실패 지적에 軍 “추적 중이던 선박”
NLL서 40∼50㎞ 떨어진 지점
“7.5m 목선 타고 느린 속도 이동”
남성 1명·여성 3명… 가족 가능성
軍 “육군서 탐지해 확인 중이었다”
해군은 포착 못해 ‘경계 공백’ 비판
합참과 해군, 해경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10분쯤 강원 속초시 동쪽 약 11㎞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이 북한 소형 목선을 발견했다. 승선한 북한 주민 4명은 남성 1명, 여성 3명이며 친족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선이 발견된 속초 동쪽 해상은 NLL 남쪽 40∼50㎞ 떨어진 곳이다. “동해 NLL 경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군 당국은 “NLL 이남에서부터 목선을 추적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합참과 해군에 따르면 군은 오전 4시 이전부터 동해 NLL 이북 해상에서 북한 단속정 활동 등을 포함한 특이 징후를 포착, 해군 함정들과 해상초계기를 투입해 대북경계를 강화하면서 탐색작전을 벌였다. 해당 특이 동향과 이날 귀순과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5시30쯤 육군 해안감시레이더로 NLL 남쪽인 속초 동북방 약 18㎞ 해역에서 미상 표적이 처음 탐지됐다. 6시30분에는 열영상장비(TOD)에 작은 점 형태의 미상표적으로 식별했다. 느린 속도로 대각선 형태의 항적을 그리며 남하하는 표적을 추적·감시하면서 6시59분에는 TOD로 선박 형태를 식별했다. 군은 7시3분쯤 현장 근접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표적번호를 부여했다. 해상에서 미상의 물체가 포착되면 일정한 기준에 따라 표적번호를 부여하고 가장 가까운 함정 또는 선박이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 같은 절차에 따라 해군과 해경 함정의 긴급출항 등으로 현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7시10분 우리 어선이 북한 소형 목선을 발견해 신고했다. 관련 사항을 해경에서 전달받은 군은 신고 내용이 육군에서 추적하던 표적과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해상초계기로 7.5m 크기의 목선과 탑승인원을 파악했다. 이후 8시쯤 해경정과 해군 고속정이 현장에 도착했다. 해경정은 목선을 예인했고 해군 고속정은 북한 주민 4명을 태워 이동한 뒤 정부 합동정보조사팀에 인계했다.
북한 주민이 동해상에서 배를 타고 귀순을 시도한 건 2019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당시 이들은 판문점을 통해 강제 북송됐다. 지난 5월에는 가족 단위 북한 주민들이 어선으로 서해 NLL을 넘어 귀순한 바 있다.
정부합동정보조사팀은 이날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 4명의 신원과 함께 귀순 의사가 진짜인지에 초점을 맞춰 조사하고 있다. 초기에 귀순 의사를 밝혔더라도 이후 변심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정부가 당장은 귀순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국내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은 2분기보다 40명 늘어 총 139명이다. 작년 동기 42명과 비교하면 3배 이상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올해 국경 봉쇄가 일부 완화되고 중국 내 이동 제약도 해소된 것이 올해 탈북민 입국자 증가의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박수찬·홍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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