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현희 제보, 권익위 간부→대통령실 비서관→감사원”···공수처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

이보라 기자 2023. 10. 2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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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감사원 압색영장에 기재
최재해·유병호 등 공동 무고 혐의
대통령실, 감사원 독립 침해 의혹
감사원 측 “제보 사항 공개 안 돼”
서울 종로구 감사원 표지석. 한수빈 기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원의 표적감사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감사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에 ‘권익위 간부로부터 전 전 위원장 제보를 받은 대통령실 비서관이 이를 감사원에 전달했다’는 취지로 기재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의 전 전 위원장 감사에 대통령실이 관여했다고 의심하는 것이다. 공수처는 전 전 위원장에 대한 감사원의 수사요청 등이 허위·과장 제보에 근거했다고 보고 의혹 제기의 발원지로 지목된 권익위 간부와 최재해 감사원장,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공동 무고 혐의를 압수수색영장에 기재했다.

24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공수처는 감사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이 2022년 7월 권익위 관계자가 전 전 위원장, 이정희·안성욱 부위원장의 사퇴를 목적으로 A 당시 대통령실 비서관에게 제보한 내용을 A 비서관으로부터 전달받은 뒤 공직감찰본부 특별조사국 등에 지시해 감사위원회의 의결 없이 감사에 착수토록 했다”는 취지로 기재했다. 전 전 위원장과 이·안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인사들이다. 이·안 부위원장은 각각 지난해 8월과 올해 2월 감사원 감사 등을 이유로 임기 도중 사임했고, 전 전 위원장은 올해 6월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공수처는 권익위 간부 B씨가 A 전 비서관에게 전 전 위원장 비위 의혹을 제보했다고 본다. 이어 A 전 비서관이 지난해 7월 감사원에 이를 제보했다고 의심한다. B씨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제보자로 지목되자 A 전 비서관과 면담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제보 사실은 부인했다.

공수처는 압수수색 영장에 최 감사원장과 유 사무총장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와 함께 B씨와 전 전 위원장을 공동 무고한 혐의가 있다고 적시했다. 허위·과장된 제보라는 것을 알면서도 전 전 위원장에 대해 수사요청 등을 했다고 의심하는 것이다. 공수처는 압수수색영장에 “최 감사원장과 유 사무총장이 2022년 8월8일 B씨를 통해 이정희 부위원장에게 ‘전 전 위원장과 부위원장들 모두 사퇴하면 감사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취지로도 적었다. 권익위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전 전 위원장 등의 사퇴 압박용 표적감사였음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정황으로 이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8월 권익위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감사원은 같은 해 10월 전 전 위원장에 대해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강요미수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요청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특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와 추 전 장관의 직무는 충돌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권익위가 유권해석하는 데 전 전 위원장이 위법하게 개입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전 전 위원장이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피하려고 권익위 직원에게 MBC 라디오와 국회 등에 “유권해석은 실무진 판단”이라고 답변하도록 강요했으며, 실무진에게 “유권해석은 실무진의 판단”이라는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도록 했다고도 했다.

A 전 비서관이 전 전 위원장의 비위 의혹을 감사원에 전달했다면 위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대통령실이 공무원의 비위 의혹을 발견했다면 해당 기관의 장이나 상급기관에 직접 감찰 지시를 하는 게 맞다”며 “직원을 통해 우회적으로 감사원에 제보한 것이라면 대통령실이 감사원법상 명시된 감사원의 독립성을 침해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감사원은 전날 입장을 내고 “다양한 정보와 제보를 통해 권익위 감사에 착수했다”며 “제보자와 관련된 사항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다”고 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날 “영장 내용에 대해 아는 바가 없고, 알더라도 제보에 관한 사항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A 전 비서관은 “당시 소관기관인 권익위 직원 B씨로부터 3차례 업무보고를 받은 게 전부”라며 “전 전 위원장 비위 의혹을 전달받거나 이를 감사원에 제보한 사실이 없고 그럴 만한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고 했다. B씨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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