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의 계절’ 다가오는 삼성전자… ‘취임 1주년’ 이재용 회장 대대적 쇄신 나설까
사업지원TF 조직 확대·인재 수혈 관심
’기술’ 강조하는 JY, ‘젊은 피’ 파격 인사 가능성도
오는 12월 초 정기인사를 앞둔 삼성전자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는 전망과 달리 침체가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27일 회장 취임 1주년을 맞는 이재용 회장이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은 최근 올 하반기 인사평가 관련 서식을 확정해 임직원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초 삼성전자를 필두로 계열사 인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 회장 취임 후 첫 인사였던 지난해의 경우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반도체(DS) 부문장(사장) ‘투톱 체제’를 유지했다. 생활가전(DA)사업부장은 한 부회장이 겸직하고 있다.
① 4년째 재판 받는 JY, 사법 리스크 해소 여부 주목
정기인사를 앞둔 삼성전자의 분위기는 냉랭한 상황이다. 이 회장은 취임 1주년인 오는 27일에도 법원에 출석해야 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부당 합병과 이를 위한 회계 부정을 지시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로 2020년 9월 기소돼 4년째 재판을 받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의 총수가 재판에 연루돼 있는 상황이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판은 일주일에 1∼2회 열리는데 이 회장은 피고인이 공판에 직접 출석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매번 직접 출석해야 한다. 장기간 출장 등에 상당한 제약이 있다. 작년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 때는 재판부에 불출석 의견서를 내고 빈 살만 왕세자와의 회동에 참석한 바 있다.
다만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재판 1심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경영에 발목을 잡아 온 법적 리스크를 해소할지 주목된다. 재판부가 다른 사건 공판에서 “삼성 사건을 집중 심리해 11월쯤 거의 끝날 것 같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과거 ‘국정농단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은 데 따른 취업제한을 작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면제를 받았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 결과에 따라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면 경영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② 사업지원TF, 조직 확대 여부 관심
일각에서는 사업지원TF의 조직적 역량을 키우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니 미래전략실’로 불리는 사업지원TF가 전체 사업부를 관할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데, 각사의 상황을 보다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 전문성과 직급을 갖춘 인력을 수혈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재 삼성은 공식적으로 ‘그룹’이라는 명칭을 쓰지 않고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옛 ‘미래전략실’은 2017년 2월 해체됐다. 이후 삼성전자(사업지원TF), 삼성생명(금융경쟁력제고TF), 삼성물산(EPC경쟁력강화TF) 등 3개사가 각각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계열사들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소수의 인원으로 운영 중인 TF들이 경영 활동 전반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만큼 전사 경영활동의 속도감이 저하된다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삼성에 정통한 관계자는 “과거 이건희 선대회장 시절처럼 신수종 사업을 속도감 있게 밀어붙이기 위해서는 더 넓은 커버리지(영역)를 전문성 있게 다룰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부진으로 위기에 봉착하자, 미래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 새로운 얼굴들이 사업지원TF에 합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 관할만 하고 책임은 지지 않는 기존 방식과 달리 구조적인 개편을 통해 책임 경영을 강화, 인수합병(M&A)이나 시설투자 등에 대한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고쳐나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③ ‘기술’ 강조하는 JY, 파격 인사 기조 이어지나
이 회장이 최근 수차례 ‘기술’을 강조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에 맞춰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인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성장 잠재력이 큰 반도체 설계(팹리스)와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에서 다수의 글로벌 기업과 경쟁 중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선 애플의 강세와 수요 부진 속에서 수익성 방어를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을 내세워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이를 유지하기 위해선 후발주자와 기술 초격차가 절실하다. 액정표시장치(LCD) 중심인 TV 사업 역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프리미엄 디스플레이의 지배력 확보가 관건이다.
이 회장이 지난해 회장 취임 직후 단행한 정기인사에서 30·40대 임원을 발탁하는 등 파격적인 인사 기조가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는 30·40대 17명을 임원으로 전격 승진시켰다. 지난해 신규 임원 평균 연령이 46.9세로 전년(47세)보다 낮아졌다. 또한 GE, 애플, 인텔, 에릭슨 등 글로벌 기업 핵심 기술 인재들을 영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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