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조병규·박혜수…학폭 의혹→공백 딛고 정면돌파 택한 ★들[스타in 포커스]

최희재 2023. 10.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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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지수, 박혜수, 조병규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학교폭력(이하 학폭) 의혹에 휩싸여 공백기를 보냈던 배우들이 복귀작을 앞두거나 국방의 의무 등을 마치고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배우 조병규, 박혜수를 시작으로 지수까지. 이들은 의혹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히며 싸늘해진 대중의 여론을 돌리기 위해 정면돌파를 택했다. 침묵 대신 소통을 택한 이들의 행보가 등돌린 여론을 되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배우 지수는 지난 23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학폭 의혹을 최초 제기한 폭로자와 오해를 풀고 응원하는 사이가 됐다고 전했다. 지수 측은 이데일리에 “학폭 의혹이 제기된 후 드라마에서 하차했다. 이후 (입대로 인해) 학폭 의혹을 해명할 시간이 없었다”며 뒤늦게라도 해명한 이유를 밝혔다.

지수(사진=이데일리DB)
지난 2021년 지수는 “저로 인해 고통 받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과거에 저지른 비행에 대해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 용서 받을 수 없는 행동들이었다”며 학폭을 인정하고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지수는 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서 하차한 후 모든 연예계 활동을 중단하고 당시 소속사와도 전속계약을 종료했다. 이후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이행했다.

2년 만에 해명에 나선 이유에 대해 지수 측은 이데일리에 “학폭 의혹이 제기된 후 드라마에서 하차했고 영장이 나와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입대를 했다”며 “의혹을 해명할 시간이 없었기에 뒤늦게나마 해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됐던 성범죄 폭로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했다. 지수 측 대리인은 “앞으로도 악의적인 성 추문이나 허위사실 유포가 계속된다면 법적으로 대응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복귀에 대해선 말을 아꼈지만 대중의 반응을 타진한 것이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조병규
이같은 행보가 지수가 처음은 아니다. 앞서 조병규, 박혜수 등 의혹을 겪은 스타들은 복귀작 공개를 앞두고 입장 표명에 나섰다. 조병규는 2021년 뉴질랜드 유학 당시 동창이라고 밝힌 A씨의 주장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A씨 외에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학폭 피해를 주장하는 글들이 게재됐다.

소속사 측은 의혹 자체를 부인하며 강경 대응했다. 조병규 또한 “사실과 다른 주장과 반박들로 인해 저는 26년간 살아왔던 삶에 회의와 환멸을 느꼈다”고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여론 악화로 인해 조병규는 당시 출연 예정이었던 KBS2 ‘컴백홈’에서 하차했다. 이후 조병규는 약 2년 만에 tv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이하 ‘경소문2’)에 출연하면서 복귀를 알렸다. 차기작으로는 드라마 ‘새래나대’, ‘낙원’, ‘찌질의 역사’ 등이 있다.

조병규는 ‘경소문2’ 제작발표회에서 “조심스럽긴 하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소명을 하기까지 최선을 다했고 아직까지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며 “책임감이 컸던 만큼 악에 받쳐서 열심히 촬영했다”고 전해 이목을 모았다.

박혜수(사진=이데일리DB)
박혜수도 2021년 학폭 의혹에 휩싸였다. 당시 박혜수는 폭로자가 오히려 가해자에 가까웠으며, 폭력을 저지른 적이 없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박혜수는 직접 장문의 자필 입장문을 통해 무고함을 호소했으나,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결국 모든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0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초청된 ‘너와 나’(감독 조현철)의 GV(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해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0일 ‘너와 나’의 개봉을 앞두고 열린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박혜수는 학폭 의혹에 대한 입장을 재차 표명했다. 그는 “저는 지난 시간동안 거짓을 바로잡고자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며 “아직 수사 진행 중이지만 입장엔 변함 없을 것이고 앞으로 최선을 다해 끝까지 최선 다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박혜수의 소속사 고스트스튜디오 역시 지난 9일 공식입장을 통해 “수사기관에서 피고소인(학폭의혹 제기자 A씨)이 허위 사실을 적시, 고소인(박혜수)의 사회적 평가를 침해한 점이 상당해 명예훼손 혐의가 소명된다는 이유로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했다”고 알렸다. ‘너와 나’의 연출을 맡은 조현철 배우 겸 감독 또한 “우린 이미 박혜수가 좋은 사람임을 알고 있었다”며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히어라(사진=SNS)
의혹 제기와 동시에, 정면돌파로 억울함을 강하게 호소해 작품에서 하차하지 않고 활동을 이어간 경우도 있다. 지난 9월 한 매체는 김히어라가 강원도 원주시 소재의 중학교 재학 당시 일진 모임에 가입했으며 학교폭력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김히어라가 넷플릭스 ‘더 글로리’로 이미 스타덤에 오른 상태에서 차기작인 드라마 ‘경소문2’가 종영한 직후에 보도됐다. 또 김히어라는 당시 뮤지컬 ‘프라다’의 주인공으로도 출연 중이었다.

김히어라는 자필 편지를 통해 “제가 과거에 착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미성숙했을 때를 인정하나 아무 이유 없이 누군가에게 가해한 적이 정말 없다는 것을 전하고 싶다”며 일진이라 일컬어지는 집단 일원들과 어울린 것은 맞지만 폭행 가담이나 괴롭힘 등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이와 함께 김히어라의 소속사는 최초 보도한 매체의 기사에 왜곡이 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해당 논란으로 인해 출연 예정이었던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시즌4는 결방을 결정했다. 하지만 뮤지컬 ‘프리다’는 김히어라를 하차시키지 않고 예정대로 공연 일정을 수행하기로 결정해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뒤늦은 해명일지라도 은퇴 대신 정면돌파를 택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확실한 가해자로 판정된 경우에는 힘들 수 있지만 피해자와 합의를 했거나 의혹이 알려진 바와 다르다고 해명한 경우는 다른 것 같다. 학교폭력 문제의 시시비비, 진실을 가리는 것은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 사이에 활동을 모색하면서 입지를 구축하거나 이미지를 쇄신하는 경향이 생긴 게 아닌가 싶다”고 현상을 진단했다.

다만 이들의 복귀가 얻을 반응에 대해선 “전반적인 흐름을 봤을 때 학폭 의혹이 있는 배우의 출연은 시청률, 흥행에 있어서 쉽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결과적으로 작품을 찍었을 때의 반응은 대중이 판단하는 것이고,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당사자들이 최종적으로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최희재 (jupi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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