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블스 플랜’ 우승 하석진, “집중하니 못생겨보여…멋있는 집중은 드라마만 가능”[SS인터뷰]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tvN ‘더 지니어스’ 시리즈와 ‘대탈출’ 등을 연출한 정종연 PD가 넷플릭스와 협업한 두뇌 서바이벌 ‘데블스 플랜’은 기대가 상당했다. PD들의 스승으로 불리기도 하고, 김태호 PD와 더불어 가장 창의적인 예능 창작자로 불린 정PD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막상 뚜껑을 연 ‘데블스 플랜’은 의외로 심심하게 돌아갔다. 심심한 두뇌 서바이벌의 중심이 된 인물은 궤도다. 6박 7일 동안 행복한 밤을 보내는 출연자들이 탈락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을 희생해가면서까지 탈락자를 만들지 않으려 했다. 이른바 ‘무임승차’를 하는 인원이 늘어났다.
그 구도를 깬 장본인이 배우 하석진이다. 초반부터 궤도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주적인 플레이를 해 온 하석진은 감옥에 있던 금고의 비밀을 캐내면서 분위기 반전을 일궈냈다. 반 궤도연합의 수장으로 끝내 모두를 떨어뜨렸다.
냉철한 판단력과 반짝반짝하는 사고력을 바탕으로 스마트한 플레이를 보인 하석진은 예상보다 쉽게 궤도를 누르며 ‘데블스 플랜’ 첫 우승자가 됐다. 무려 2억5000만원의 상금을 거머쥐었다. 이시원, 동재와 더불어 두뇌 서바이벌 팬들이 원하는 플레이를 하면서 인기도 급상승했다.
하석진은 “비활성화 된 통장에 딱 상금만 들어가 있다. 1원도 안 썼다. 트로피 같은 느낌이 강해서 깨지 못하고 있다. 당분간 함부로 쓰지 못할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두뇌 서바이벌은 늘 데스매치라는 설정을 넣는다. 아무리 연합을 이뤄도 연합 중 한 명과는 1:1 진검승부를 겨룰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데스매치에서 수많은 드라마가 그려졌고, 감정의 소용돌이가 치곤 했다.
‘데블스 플랜’은 데스매치를 없앴다. ‘더 지니어스’의 인장 같은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었다는 게 이유다. 그러다 보니 회차마다 탈락자가 발생하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였다.
“게임할 당시에는 궤도에게 반감이 있기도 했죠. 궤도는 나만 승리하지 않고 타인까지 승리시켰다는 쾌감을 즐긴 것 같아요. 공산주의자라고 비난받을 요소는 아닌 것 같아요. 다만 저는 궤도에 의지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죠.”
특히 합숙 4일 차 메인매치 ‘동물원’에서 하석진은 자괴감을 느꼈다. 승리 공식을 못 찾은 출연자들이 궤도에게 의지하기 시작했고, 궤도는 모든 사람을 살리는 데 주력했다. 그 과정에서 궤도 연합이었던 곽준빈이 피스를 더 먹으려 모략을 부렸다가 서동주와 동점이 되면서 피스를 아무도 얻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하석진은 “실패한 복지 모델을 보는 것 같네”라며 일갈했다. ‘데블스 플랜’의 명대사로 불린다. 이 대사때문에 ‘데블스 플랜’을 이데올로기적 사회 현상으로 해석하는 사례도 생겼다.
“저는 사람을 포섭하기 전에 혼자 시뮬레이션을 돌려요. 그러다가 인원이 더 필요하면 그제야 움직이는 데 그땐 늦었던 거죠. 그날은 특히 늦었고, 인원이 많은 팀이 유리하니까 사실 아무 것도 못 했죠. 굉장히 답답했어요. 제작진이 정말 잘 만든 게임이었는데, 프로그램이 위기였죠. 그래서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아요.”
또 하나는 9화, “연우야 미안하다”라며 그를 탈락시키는 장면이다. 사실상 ‘데블스 플랜’ 최고의 명장면이다. 이 장면이 없었다면 ‘데블스 플랜’은 혹평 속에 마무리 됐을 수 있다.
“상황을 보니까 시원이랑 제가 피스가 가장 적더라고요. 고민하는 척하면서 방송각을 봤죠. 명분과 실리를 잘 챙긴 것 같아요. 하필 바둑기사인 연우를 떨어뜨렸는데, 오목이 나오더라고요. 인생사 새옹지마예요.
tvN ‘문제적 남자’에서 스마트한 두뇌를 가진 것을 이미 드러낸 하석진은 두뇌 서바이벌 섭외 대상자로 충분한 재원이다. 하지만 그는 평소 두뇌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즐겨보지 않는다고 했다.
“‘데블스 플랜’ 섭외받고 그때부터 부랴부랴 ‘더 지니어스’를 챙겨봤어요. 곽준빈이나 동재는 이미 두뇌 서바이벌을 굉장히 좋아해서 준비도 많이 했었더라고요. 저는 분위기 정도만 감지했죠. 그래서 처음에 덜렁대고 그랬어요. 그러다 점차 ‘데블스 플랜’에 몰입하게 된 거죠.”
치열한 경쟁의 판에서 생존에만 목매단 다른 플레이어와 달리 하석진은 끝까지 자기 플레이를 했고,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제가 집중하면 못 생기게 나오더라고요. 멋있는 집중은 드라마에서나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리고 감정 표현이 썩 좋지 않은 거라는 것도 알았어요. 누군가를 원망하는 감정은 결국 저를 괴롭히더라고요.”
하석진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팬들이 꾸준히 있었지만, 이렇게 뜨거운 환호를 받은 적도 없었다. 하석진은 이번 인기가 작품에도 이어지길 바랐다.
“사람들이 허접하게 플레이를 안 했다고 칭찬해주더라고요. 개인적으론 호감 이미지를 쌓은 것 같다는 생각은 들어요. 그런 면이 작품에도 이어지길 바라고 있어요. 본업이 배우니까요. 저의 40대를 그럴 듯하게 기록한 것 같아 기뻐요. ‘데블스 플랜’에서 느낀 저의 부족한 걸 채워가면서 더 멋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려고요”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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