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에서 카이사 승률이 떡락한 까닭은?
치열했던 롤드컵 스위스 스테이지 3라운드가 막을 내린 가운데 원딜 챔피언 티어가 재정립되고 있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50%를 기록하던 카이사의 승률이 스위스 스테이지에 들어서자 38%까지 떨어졌다.
카이사는 기존에도 준수한 지표를 보이던 원딜이었으나 13.18 패치부터 승률이 상승해 OP 챔피언 반열에 올랐다. 마스터 이상 구간에서 픽률 48%를 기록했다. 이는 2등인 이즈리얼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카이사의 지표가 빠르게 상승한 이유는 코어 아이템 빌드의 변화 덕분이다. 그림자 검, 드락사르의 황혼검, 내셔의 이빨 빌드가 카이사의 초반 약한 구간을 빠르게 넘긴 후 그 힘을 바탕으로 중반 타이밍에 스노우볼을 굴릴 수 있게 도와준다.
그림자의 검은 2300골드로 가성비가 매우 좋다. 크라켄 학살자, 폭풍갈퀴 보다 평균 1코어 완성 시점이 2~3분가량 빨라서 카이사의 초반 약한 타이밍을 수월하게 넘길 수 있다. 또한 1코어를 완성한 뒤 드락사르의 황혼검 하위 아이템인 톱날 단검으로 이른 시간에 이케시아 폭우(Q) 진화 타이밍을 가져온다.
드락사르의 황혼검의 아이템 효과 '밤의 추적차'는 잃은 체력에 비례해 스킬 대미지가 증폭된다. 이는 스킬 대미지 위주인 카이사와 매우 잘 어울리며, 패시브 스킬과 시너지도 좋다. 이후 내셔의 이빨로 부족한 공격 속도를 보완하면서 공허추적자(W)와 고속 충전(E)을 진화한다.
해당 빌드로 뛰어난 성능을 내던 카이사는 자야와 함께 롤드컵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높은 밴픽률을 보였다. 자야와 카이사 각각 밴픽률 100%, 90%를 달성했으며, 승률도 68%, 50%로 매우 높다.
잘 나가던 카이사는 스위스 스테이지부터 승률이 눈에 띄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젠지, 징동, 웨이보가 카이사로 1승을 챙기며 순조롭게 출발하는 듯했으나 이후 9연패를 기록했다. 특히 자야를 상대로 성적이 매우 안 좋다. 스위스 스테이지 3라운드 기준으로 카이사와 자야의 매치업은 2승 7패로 자야가 훨씬 우세하다.
카이사의 승률이 떨어진 이유는 상체 메타 변화와 연관이 있다. 럼블, 오리아나, 니코, 신드라 등 범위형 스킬을 지닌 AP 챔피언들이 주로 등장하면서 사거리가 짧은 카이사가 활약하기 힘들어졌다. 잭스, 레넥톤, 크산테 등 강력한 CC기를 보유한 브루저 챔피언들도 카이사를 억제하는 데 한몫했다.
반면, 자야는 주요 교전에서 상대 챔피언의 스킬 및 궁극기를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 한타의 판도를 가르는 럼블의 이퀄라이저 미사일, 오리아나의 충격파, 니코의 만개 등 주요 궁극기를 '저항의 비상'으로 회피 가능하다.
3코어 타이밍에 다른 원딜과 밸류 차이도 원인으로 꼽힌다. 크라켄 학살자, 폭풍갈퀴, 나보리의 신속검, 도미닉 경의 인사 등 능력치가 높은 아이템으로 3코어를 구성하는 원딜 챔피언들과 대미지 차이가 난다. 그림자 검, 드락사르의 황혼검, 내셔의 이빨 등으로 강해지는 타이밍을 빠르게 당겨오더라도 스노우볼을 굴리지 못하면 3코어 타이밍에 원딜 간 밸류가 벌어진다.
무엇보다 대처 방법이 명확하다. 카이사는 인파이팅형 원딜이다. 짧은 사거리 대신 스킬로 순식간에 폭딜을 넣고 고속 충전으로 어그로를 흘리는 형태다. 교전이 시작되면 앞 라인 챔피언을 공격하다가 궁극기로 후방에 침투해 핵심 챔피언을 암살하는 운영 방식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궁극기로 침투 후 챔피언을 잡아내지 못하면 반대로 힘이 빠진다. 해당 예시가 가장 잘 드러난 상황이 스위스 스테이지 3라운드 징동과 LNG의 2경기다. 용 한타에서 룰러의 카이사가 사일러스를 잡기 위해 궁극기로 후방에 침투했으나 실패했고, 역으로 기회를 잡은 LNG는 한타를 대승했다. 반면 갈라의 자야는 렐의 '철마술: 붕괴'와 '자기 폭풍'을 저항의 비상으로 흡수하면서 안정적으로 카이팅 구도를 잡았고, 마오카이와 렐을 처치했다.
해당 경기 이후 인터뷰에서 룰러는 "연패할 정도로 카이사가 좋지 않은 챔피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남은 대회를 지켜봐야한다"며 "카이사와 자야 구도는 자야가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갈라 역시 "카이사는 좋은 챔피언이지만, 운용 능력이 필요하다. 현 메타에서는 자야, 카이사, 칼리스타가 가장 강하다고 생각하다"고 밝혔다.
향후 라운드에서는 빠르게 바텀 티어를 정립한 팀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칼리스타, 케이틀린, 마오카이, 오리아나, 라칸 등 밴 우선순위가 높은 챔피언이 많기 때문이다. 자야를 밴하고 카이사를 픽하거나 애쉬, 드레이븐과 유틸 서포터를 기용해 바텀 주도권을 잡고 미드에 힘을 주는 방향도 기대해 볼 만하다.
as765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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