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강으로 출퇴근' 서울시 리버버스..."6년간 적자 예상"

김지현 기자 2023. 10. 2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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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한강리버버스 매년 약 10억 이상 적자 예상
영국 템스강의 리버버스 /사진제공=서울시
내년 9월 운영을 목표로 서울시가 추진 중인 '한강 리버버스'가 향후 6년간(2024~2029년) 약 80억원의 적자를 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일각에선 시가 리버버스에 대한 타당성 조사와 함께 예산편성과 운영사 선정 등을 진행하면서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추진하고 있단 지적도 제기된다.
2029년까지 80억900만원 적자 예상
24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 미래한강본부는 최근 시의회에 제출한 '한강 리버버스 운영사업 실시 협약서 동의안'의 리버버스 운영 비용추계서에서 2024~2029년 약 80억900만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도별 적자 추이는 △2024년 5억900만원 △2025년 20억3400만원 △2026년 18억8000만원 △2027년 14억3300만원 △2028년 11억4300만원 △2029년 10억1000만원 등이다.

리버버스 선박은 10척, 선착장 7곳, 운항요금은 3000원을 기준으로, 주중과 주말을 포함해 하루 평균 108회(편도) 운항을 가정해 계산된 수치다. 승선률의 경우 운영 첫해 평균 20%로 잡고, 해마다 2%씩 상승할 것으로 시는 예상했다. 수입엔 운항 요금 외에도 선착장 편의점과 카페, 선내 광고 매출 등이 포함됐다.

이번 동의안엔 운항노선·시간·요금 등 리버버스 운영의 구체적인 계획도 담겼다. 운항 구간은 앞서 시가 발표한 대로 '김포~여의도~잠실' 구간에서 선착장 위치를 고려해 노선이 선정된다. 운항시간은 평일 출·퇴근 시간(오전 7시~8시30분, 오후 6시30분~8시) 15분 간격, 주말과 출·퇴근 시간 외엔 30분 간격으로 정해지게 된다. 주중은 오전 7시~오후 10시, 주말 및 휴일엔 오전 9시~오후 10시 운영을 목표로 한다. 구체적인 노선별 운항시간은 시가 현재 진행 중인 리버버스 운영 관련 용역 결과를 검토한 뒤 연말까지 최종 확정한단 계획이다.

1회 탑승 시 운항요금은 최대 3000원 이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는 추후 물가변동 등에 따라 운항요금 조정이 필요한 경우 운영사와 협의를 통해 요금을 조정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다회권과 정기권, 할인권 등 다양한 요금제를 도입하는 방향도 추진 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월 6만5000원의 대중교통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에 리버버스를 옵션으로 넣겠단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타당성 조사 전 예산편성 지적..접근성·정시성 필수
한강 수상택시 /사진=뉴스1
시는 적자와 관련해 보수적으로 계산을 했다는 입장이다. 미래한강본부 관계자는 "승선률 20%란 건 199인승 선박에 40여명을 태운단 것"이라며 "최소 승선률에 따른 적자를 예상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지하철·버스처럼 공공성 확보에 따라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리버버스 운영으로 발생하는 운항결손액(지출금이 수입금을 초과한 경우 그 차액)에 대해선 리버버스 운영사로 선정된 이랜드그룹의 이크루즈와 협약을 통해 재정지원이 가능하게 한단 방침이다. 관련 조례안은 시의회에 제출한 상태이며, 재원조달은 시 예산으로 마련한다. 리버버스 운영 비용추계서에 따르면 시는 사업 3차년도인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운영사에 약 44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시는 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뒤엔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비용추계서에 덧붙이는 의견으로 "리버버스 이용 활성화에 따라 운항결손액 재정지원은 불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오 시장이 리버버스 계획을 발표한 이후 실효성에 대한 지적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그의 전임 임기 때인 2007년 도입한 한강 수상택시도 하루 평균 탑승객이 1~2명이 그치는 등 낮은 이용률과 계속되는 영업적자로 실패한 사업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타당성 조사와 예산편성, 운영사 선정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단 비판이 꾸준히 나온다.

전문가들은 리버버스가 대중교통으로 성공하기 위해선 접근성과 정시성 확보가 필수라고 조언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경기 김포시민 등 탑승객이 선착장까지 접근할 수 있는 교통인프라 확보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필요하다"며 "폭우가 내리는 경우엔 운행이 전면 중단될 수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안전성은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운영사 선정 이전에 먼저 이뤄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현 기자 flo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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