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리딩금융' 이어갔지만…금융지주 3사 '나 떨고 있니'

정병묵 2023. 10. 2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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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3Q 누적 당기순이익 4.3조원…3Q만에 작년치 근접
NIM 소폭 하락에도 순이자이익 누적 8.8조원 기록
신한·하나·우리 3Q 어닝 쇼크?…순익 10~25%↓ 예상
조달금리 올라 순이자이익 개선 힘들어…충당금도 변수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 중 KB금융(105560)그룹이 3분기 핵심이익 성장과 전사 비용관리 노력으로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차례로 실적발표를 앞둔 나머지 3개사는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돼 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거둔 금융지주들이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부담 등에 점점 신음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리딩뱅크 지킨 KB…3분기 만에 작년 순이익 달성

KB금융그룹은 3분기 당기순이익 1조37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했다고 24일 공시했다. 3분기 누적으로 당기순이익은 4조37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3321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순이익(4조4133억원)에 거의 근접한 수치를 3분기 만에 기록한 것이다.

3분기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로는 8.4% 감소했는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기타영업손익이 큰 폭으로 줄고 KB손해보험이 금융당국의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반영하면서 일회성 손실이 발생한 영향이다.

KB금융그룹 측은 “대내외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균형 잡힌 성장과 비이자수익 확대 및 판매관리비 통제를 통해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특히 순수수료이익은 그동안의 그룹 비즈니스 다변화 노력에 힘입어 올해 들어 매 분기 900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3분기 순이자이익은 3조87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8% 증가했으며 누적으로는 8조8472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그룹 NIM이 개선되고 은행의 대출자산이 견조하게 성장한 영향이다.

다만 순수수료이익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3분기 순수수료이익은 901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3% 감소했다. 증권 수탁수수료 증가에도 지난 분기 대비 IB수수료의 상대적인 약세 및 신탁보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3분기 누적 순수수료이익은 2조7668억원으로 전년동기 수준을 나타냈다.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85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했다.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정책에 따른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 증가에도 순이자이익과 순수수료이익의 균형잡힌 성장과 유가증권관련 손익 개선에 힘입었다.

신한·하나·우리 3Q 어닝 쇼크?…순이익 10~25%↓ 예상

그러나 실적발표를 앞둔 3개사들의 전망은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3분기 순이익 1조2044억원으로 전년 대비 25.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지주(086790)는 순이익 9542억원으로 15.9%, 우리금융지주(316140)는 8569억원으로 8.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대로라면 ‘어닝 쇼크’ 수준이다. 우리금융지주(316140)는 26일,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27일에 각각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고금리 시대를 맞아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던 금융사들의 성장세가 꺾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핵심 자회사인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한 영향이 크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증가 전환하고 기업대출이 확대되면서 은행의 대출성장률이 다소 높아졌다. 또한 조달금리도 덩달아 뛰면서 순이자이익이 크게 개선되지는 못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KB금융의 3분기 그룹 NIM은 2.09%, 은행 NIM은 1.84%로 전분기 대비 1bp(0.01%포인트) 하락했다. 자산 리프라이싱 효과가 둔화된 가운데 대출 증가율 회복에 따라 정기예금과 시장성 예금을 중심으로 조달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한 글로벌 경제 위기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의 충당금 적립 규모도 실적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은행은 특히 3분기에는 부도시 손실률(LGD) 기준을 강화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출채권에 대한 충당금 적립 규모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적립한 선제 충당금의 규모가 작을수록 이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 실적이 부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서영호 KB금융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그룹 대손충당금전입비율(CCR)은 증가는 2분기 예상손실 전망 모형 변경에 따른 추가 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상반기 중 약 4900억원의 대규모 충당금을 전입했기 때문”이라며 “그룹 전반적으로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보수적이고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병묵 (honnez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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