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카르텔에 포획된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구매 사업

내부 카르텔에 포획된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구매 사업
응찰보고서 40건 빠뜨리는 등 규정 위반
외부 관리·감독 필요, 소장품 구매과정 투명성 확보해야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품을 구매하면서 응찰보고서를 누락시키고, 내부직원을 심의위원회에서 배제하는 규정을 만들지 않는 등 그들만의 카르텔로 운영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내부 규정상 경매로 작품을 구매할 때 ‘응찰보고서’를 반드시 사전에 제출해야 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병훈 의원(사진·더불어민주당. 광주 동구남구을)이 국정감사를 통해 지난 3년간 경매구입 현황을 살펴본 결과, 총 115건의 응찰 건수 가운데 ‘‘응찰보고서’가 누락 된 작품이 34.8%인 40건에 달했다. 이 중 16건은 응찰보고서 없이도 경매에서 최종 낙찰받았다. 규정 위반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수집에 관해서는 미술관 임직원인 ‘내부 제안권자’와 50명의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외부 제안권자’가 제안할 수 있다. 그러나 심의과정에서 ‘외부 제안권자’가 제안한 작품은 사회자가 작품설명을 대독하고 그치는 반면, ‘내부 제안권자’는 평가장에 직접 출석해 작품설명을 하거나 질의응답 할 수 있다.

작품수집심의위원회 외부위원 구성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0여 명의 외부위원 인력풀을 두고 있음에도 외부 평가위원 5인 가운데 특정 인물을 중복, 반복해서 인선하는 사례를 남겼다. 더욱이 외부 심의위원에 대해 배제하는 규정은 있지만, 내부 위원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이병훈 의원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 구매과정이 내부 카르텔에 포획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소장품 구매과정의 규정과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하고, 외부의 관리 감독을 받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