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피스킨병 비상] 정부 “살처분 시 보상금 100% 지급”

제1종 법정 가축전염병 분류돼
국내 첫 발생…농가 책임 없어

국내 최초로 럼피스킨병이 발생한 충남 서산시 부석면 한우농장에서 20일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정부가 소 럼피스킨병 발생농장에 살처분 보상금을 100% 지급한다.

방역당국은 럼피스킨병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가축방역심의회 등을 거쳐 발생농장에서 사육 중인 소를 모두 살처분하고 있다. 럼피스킨병은 제1종 법정 가축전염병으로 ‘가축전염병 예방법’상 살처분 보상금 지급 대상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살처분 조치가 이뤄진 농가에는 가축평가액의 80% 수준으로 살처분 보상금을 지급하는데, 여러 감액 및 감액 경감 규정을 적용해 최종 보상금 규모가 정해진다. 방역수칙 미준수 등 농가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살처분 보상금이 깎이는 식이다.

정부는 이번 럼피스킨병 발생농장에 대해서는 이런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살처분 보상금을 전액 지급할 방침이다. 럼피스킨병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질병인 만큼 농가가 백신을 접종할 의무가 없었다. 따라서 농가의 귀책 사유 등을 따질 수 없다는 판단이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농식품부와 소관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럼피스킨병은 구제역 등과 달리 농가에 책임을 물을 일이 아니기 때문에 살처분하더라도 보상금을 100%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사육농가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살처분 범위를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 장관은 “럼피스킨병의 전염력이 강해서 현재 발생농장의 소들을 살처분하고 있지만, 백신접종 후 3주 정도 지나면 항체가 형성되는 만큼 그때는 (럼피스킨병이) 발현된 개체만 처분하는 방향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