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도 반한 피트 위스키…축제 땐 4만명 발길

박준하 기자 2023. 10. 25.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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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는 제주의 3분의 1. 섬 주민 3000명.

하지만 위스키 마니아 중에서 영국 스코틀랜드 남서쪽에 있는 작은 섬, 아일레이(아일라)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아일레이섬이 '위스키의 섬'이 된 데 대한 정설은 없지만 피트 위스키를 만드는 물·보리·피트가 풍부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아일레이섬에는 '위스키 성지순례'를 하겠다는 전세계 위스키 애호가들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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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시장, 전통주 붐은 온다] (18) 전세계가 찾는 위스키의 성지
제주보다 작은 섬에 증류소 9곳
풀·꽃 썩어 습지대 쌓인 피트로
몰트 건조 때 훈연…특유의 향
오가는 길 불편해도 관광객 ‘붐’
“위스키 하나만 보고 여기 온다”

“아일레이섬을 세상에 널리 알린 건 풍토도, 다양한 새나 짐승도 아니다. 위스키의 뛰어난 맛이다. 쿠바가 시가로, 디트로이트가 자동차로, 애너하임이 디즈니랜드로 유명한 것과 마찬가지로.” - 무라카미 하루키

영국 스코틀랜드 아일레이섬에서 38년간 ‘루치스바’를 운영하고 있는 피터 맥렐란 대표가 이 섬의 대표 위스키인 ‘아드벡’을 보여주고 있다. 이곳엔 무려 1500종의 위스키가 있다.

크기는 제주의 3분의 1. 섬 주민 3000명. 하지만 위스키 마니아 중에서 영국 스코틀랜드 남서쪽에 있는 작은 섬, 아일레이(아일라)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위스키의 성지로 통하는 이곳은 축제가 열리는 여름쯤엔 관광객 4만명 이상이 다녀갈 정도로 붐빈다. 우리나라엔 일본의 대작가이자 위스키 마니아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저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2020년 개정판 책의 이름)’을 통해 이름이 알려졌다. 위스키는 어떻게 이 작은 섬을 지탱하고 있을까.

아일레이섬의 위스키는 바닷바람 맞은 오크통에 숙성돼 짠맛이 난다. 부나하벤 증류소 앞에 놓인 오크통들.

스코틀랜드 경제수도인 글래스고에서 차로 3시간 반, 항구에서 다시 배로 2시간 반을 가면 비로소 외딴섬 아일레이가 나온다. 항구에 내리면 아일레이섬 상징인 ‘피트(이탄)향’이 바람과 함께 실려온다. 이곳은 ‘피트 위스키’로 유명한데 이는 훈연향이 나는 위스키다. 아일레이섬이 ‘위스키의 섬’이 된 데 대한 정설은 없지만 피트 위스키를 만드는 물·보리·피트가 풍부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1779년 보모어 증류소를 시작으로 아드벡·라가불린·라프로익 등 이 작은 섬에 증류소만 9개가 있다.

피트 위스키는 호불호가 강하다. 하지만 조니 뎁, 마이클 잭슨 등 많은 해외 유명 인사들이 피트 위스키 애호가로 소문나 있다. 피트는 풀·꽃·이끼가 썩은 후 습지대에 쌓여 분해된 물질로, 석탄이 되기 전 상태다. 수천년, 수억년이 지나면 석탄이 된다. 아일레이섬엔 풀과 헤더꽃이 가득한 황야가 많다. 나무가 많지 않다보니 땔감이 부족해 피트를 원료로 썼다. 위스키 원료인 몰트(싹 틔운 보리)를 건조할 때도 피트로 훈연하는데, 그 몰트로 술을 만들면 고기·훈연·담배·소독약 등의 냄새가 나는 것이다.

피트 위스키는 몰트를 피트(이탄)로 훈연해 술에 독특한 향을 입혀 만든다. 증류소 직원이 손에 피트를 들고 있다.
아일레이섬의 3대 피트 위스키를 생산하는 라프로익 증류소.

보모어 증류소의 케이트 파울드 매니저는 “증류소마다 피트 처리를 하는 정도도 조금씩 다르다”며 “보모어는 페놀 수치 25ppm(피피엠)의 약한 피트 위스키를 만들고, 아드벡은 50ppm, 라프로익은 40∼45ppm 정도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섬의 주민들은 대부분 농사와 위스키산업에 종사한다. 2019년 기준 아일레이섬의 실업률은 0.6%다.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인 셈이다. 오가는 페리도 2대밖에 없고, 아직 정비되지 않은 도로가 많은 시골인데도 오겠다는 사람이 더 많다. 증류소에서 젊은이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오는 사람이 많으니 섬의 숙소나 식당은 부족할 지경이다. 아일레이섬에는 ‘위스키 성지순례’를 하겠다는 전세계 위스키 애호가들이 모인다. 미국·브라질·중국·독일 등 대륙을 막론하고 두루 사랑받고 있다. 덕분에 멋진 위스키바도 곳곳에 있다. 그중 제일은 38년 역사를 지닌 ‘루치스바’다. 이곳엔 무려 1500종의 위스키가 있다. 관광객은 물론 마을 주민들도 함께 어울려 위스키를 마시는 명소다. 3000명 모두가 서로를 안다는 인심 좋은 섬답게, 한국에서 온 낯선 이방인에게도 친절하다.

피터 맥렐란 루치스바 대표는 “세계 각국에서 위스키 하나만 보고 이 섬에 찾아온다”며 “아일레이섬에 좋은 위스키가 많아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황야에 핀 무수한 헤더꽃 무리, 밤이면 별이 빛나는 하늘과 맛있는 해산물, 바닷바람을 맞아 약간의 소금기가 있는 훈연향 짙은 피트 위스키 한잔. 그야말로 위스키 애호가에게는 꿈 같은 순간이다. 만약 한국에도 전세계에서 찾아오는 이런 섬이 있다면 어떨까.

아일레이(영국)=박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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