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보다 전염 빠를까... 경기 축산농가 ‘공포 확산’
道 “내달 중순까지 접종 완료”
가축 전염병 ‘소 럼피스킨병’(LSD) 발병 지역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경기지역 축산업계가 ‘백신 신속 접종’을 요구하며 애를 태우고 있다.
농가에 백신보다 바이러스가 더 빨리 도달할 수 있다는 공포감 때문인데, 정부와 경기도의 ‘11월 전체 농가 백신 접종’ 계획은 ‘속도’가 주요 관건이자 변수가 될 전망이다.
24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0시 기준 도내 LSD 확진 사례는 7건으로 평택, 김포, 화성에 걸쳐 발생했다.
이에 도는 이달 말까지 평택·용인·오산·화성·김포·파주·고양 등 확진 농가 주변 10㎞ 내 7개 지역 농가에 11만여두분의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전날 최초 발생 지역인 평택·김포에 한정됐던 백신 접종 농가 소재지가 하루 만에 3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현재 고양·수원특례시 농가에서도 의심 신고가 접수된 실정이다.
현재 도는 확진 농가 내 소는 살처분하고 반경 10㎞ 이내 농가에는 긴급 백신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구제역 등 대응 경험이 축적된 다른 가축 전염병과 달리 LSD 국내 확산은 이번이 처음인 터라 도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가 농림축산식품부의 백신 비축분에 의존하고 있는 영향에서다.
하지만 정부 비축분(54만두분)도 이달 안에 소진될 것으로 전망, 농림부는 다음 달 초까지 170만두분의 백신을 추가 수입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상황이 이렇자 발병 농가와 같은 지역에 위치함에도 반경권을 벗어나 백신을 공급받지 못한 농가들은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평택 진위면에서 우사를 운영하는 A씨는 “같은 평택임에도 진위면, 팽성읍 농가에는 백신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며 “접종 3주 후에나 항체가 생기는데 그 안에 LSD로부터 육우를 지키려면 선제 접종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화성 비봉면에서 젖소를 키우는 B씨 역시 “결국 화성에도 LSD가 도달, 일대 농가 모두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발병 지역을 쫓는 것이 아닌, 선제적인 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는 이날 긴급 재난안전 대책회의를 열고 다음 달 중순께까지 전 시·군 농가 백신을 조기 접종하겠다고 밝혔다.
오병권 도 행정1부지사는 “LSD는 처음 접해보는 미지의 영역”이라며 “세심한 대응과 현장의 조치가 가장 중요하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김창학 기자 chkim@kyeonggi.com
황호영기자 hozer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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