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굿캅-친명 지도부 배드캅' 역할론 놓고 민주 시끌

조재완 기자 2023. 10. 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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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가왈부 말라'는 이재명 메시지에도 강성 친명 지도부 '왈가왈부'
서은숙 "청원 처리할 시점 올 수도" 정청래 "삑사리 등용 안돼"
비명계 "이재명 통합 말할 수 밖에 없으니 지도부가 배드캅 역할"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35일만에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익표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3.10.23.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조재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파 징계 요구를 일축했음에도 불구하고 당내 후유증이 가시지 않은 분위기다. "왈가왈부 하지말라"는 이 대표 지시 이후에도 강성 친명계 지도부서 가결파 압박성 발언이 이어지면서다. 당 안팎에선 일부 친명 지도부가 '굿캅 배드캅' 역할극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명계는 이 대표의 진정성을 두고 보겠다며 불만스러운 기류가 감지된다.

25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이른바 '가결파' 5인에 대한 징계 청원 논의를 사실상 종결했다. 이 대표가 지난 22일 당무 복귀 첫 일성으로 '통합'을 선언함에 따라, 가결파 징계 청원도 윤리심판원으로 이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5만명 이상 당원 청원 시 윤리심판원에 징계안이 자동으로 이관되는 절차에 제동을 거는 동시에, 가결파 징계안의 윤리심판원 이관 절차에 제동을 건 동시에, 이와 관련된 실무적 논의 자체를 무기한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뉴시스에 "왈가왈부하지 말라는 대표 메시지 하나로 모든 논의는 종결됐다고 보면 된다"며 "가결파 징계 가능성은 아예 없어졌다. 청원에 관한 행정적 실무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그 역시 지금 당장 처리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일부 당 지도부 인사들을 중심으로 징계 가능성을 열어놓은 듯한 발언은 계속 나오고 있다. 특히 강성 친명계 인사들은 가결파의 공천 불이익 가능성도 우회적으로 언급하는 등 압박 기류가 가시지 않은 분위기다.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비명계 길들이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전날 한 인터뷰에서 가결파 징계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징계 청원 절차가 언제든 재개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서 최고위원은 "결국은 처리해야 될 일인데 현재로선 이것을 처리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최고위원 내부서도 만장일치가 아니다. 이 절차는 그래도 진행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징계를) 진행하지는 않지만 이 문제가 잠복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당무를 처리해야 되는 그것이 남아 있다고 봐야 한다"며 "(청원을) 처리해야 될 시기가 온다면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청원과 관련한 실무 절차도 남아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같은 날 또 다른 인터뷰에서 징계 청원에 대한 지도부 답변 여부를 묻는 말에 "그것은 최고위 의결사항으로 아직 남아있다"며 "최고위에서 생각을 해봐야 한다. 아직 답변을 안 한 상태"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해당행위'에 대한 징계 논의는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와 별개로 봐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해당행위를 해놓고도 이걸 징계하면 안 된다고 하면 안 된다"고 했다.

공천 불이익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삑사리 내는 사람을 등용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총선을 앞두고 경기를 잘 뛰는 선수를 기용해야 하는데 배려와 화합 차원에서 벤치에 있는 실력 안 되는 선수를 기용하라는 데 동의하냐"고 되묻기도 했다.

이 대표가 통합 기조를 못 박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도부서 결이 다른 메시지가 나오는 것을 두고 비명계선 '지도부 역할극'이란 분석이 나온다. 내년 총선을 앞둔 이 대표가 정무적 판단에 따라 통합 메시지를 던질 수밖에 없는 만큼 이 대표 측근 인사들이 반대 역할을 자처했다는 분석이다.

신경민 전 의원은 "이 대표가 통합을 말할 수밖에 없으니 굿캅 배드캅(착한 경찰과 나쁜 경찰)을 나눈 것"이란 취지로 말하며 "(통합) 애기가 진심일지 드러나는 지점이 곧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비명계 인사 역시 뉴시스와 한 통화에서 "이 대표의 통합 메시지는 어쩔 수 없이 떠밀려 나온 발언"이라며 "통합 이야기가 진심인지 아닌지는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부터 내년 총선 공천 과정 전반에 걸쳐 드러날 것"이라고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wand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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