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저스, 12년 만에 월드시리즈로
텍사스 레인저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최종 7차전이 열린 24일 미닛 메이드 파크. 레인저스 브루스 보치(68) 감독은 홈팀 애스트로스에 4-2로 쫓기던 3회말 2사 후 선발 투수 맥스 셔저(39)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조던 몽고메리(31)를 올렸다. 셔저는 1사 후 솔로 홈런과 3루타를 맞은 뒤 후속 타자를 내야 땅볼로 처리한 상태였다.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 영예인 사이영상을 세 번 받았던 그로선 3이닝도 채우지 못해 자존심이 상할 법했지만, 담담한 표정으로 물러났다.
보치 감독이 1차전 선발승에 이어 5차전에도 선발로 5와 3분의 1이닝을 던졌던 몽고메리를 7차전 구원투수로 내세운 장면은 2014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캔자스시티 로열스 월드시리즈 7차전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자이언츠(내셔널리그 5번 시드)를 이끌었던 보치는 1, 5차전 승리 투수였던 매디슨 범가너를 3-2로 앞서던 7차전 5회에 투입, 끝까지 던지게 했다. 범가너는 5이닝 세이브(무실점)에 성공하며 월드시리즈 MVP(최우수 선수)에 뽑혔다. 자이언츠는 보치 감독 재임 기간 세 번 우승(2010·2012·2014년)했다.
올해 레인저스 사령탑에 오른 보치는 9년 전처럼 포스트 시즌 결정적인 순간에 선발투수를 구원으로 투입했다. 이 작전이 다시 빛났다. 몽고메리는 5회까지 2와 3분의 1이닝을 무실점(3피안타 1탈삼진)으로 막았다. 그 사이 레인저스는 8-2까지 달아나며 결국 11대4로 승리, 4승 3패로 시리즈를 통과했다. 텍사스는 원정 1~2차전을 잡고 홈 3~5차전을 내줘 2승 3패로 몰렸으나 다시 적지에서 6~7차전을 내리 이기는 뒷심을 발휘했다.
레인저스 쿠바 출신 강타자 아돌리스 가르시아(30)는 7차전에 솔로 홈런 2방을 터뜨리는 등 5타수 4안타 5타점으로 활약했다. 그는 이번 시리즈 7경기에서 타율 0.357, 5홈런, 15타점을 기록해 챔피언십 MVP로 선정됐다.
레인저스(5번 시드)는 2010년, 2011년 월드시리즈 준우승 이후 12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는다. 아직 우승 경험은 없다. 처음 대권에 도전했던 2010년 자이언츠에 졌는데, 당시 적장(敵將)이 현 감독 보치였다. 2017·2022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이자 7년 연속 리그 챔피언십에 올랐던 애스트로스(2번 시드)는 안방에서 4전 전패를 당하며 무너졌다.
이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6차전에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6번 시드)가 홈팀 필라델피아 필리스(4번 시드)를 5대1로 꺾고 3승 3패를 이뤘다. 두 팀은 25일 같은 장소에서 7차전을 벌인다. 다이아몬드백스 선발투수 메릴 켈리는 5이닝을 1실점(3피안타 3볼넷 8탈삼진)으로 막고 승리를 따냈다. 켈리는 2015~2018년에 SK(현 SSG)에서 통산 48승(32패)을 올렸고, 2018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으로 활약한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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