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밀수와의 전쟁… 4년간 1483억원어치 적발
수출 담배가 그대로 들어오기도

“캐리어 안이 텅 빈 소리가 납니다. 쫓아가 보겠습니다.”
지난 18일 오전 7시쯤 인천공항 입국장 안에서 사복 차림의 직원이 한 여성을 보고 급히 무전을 쳤다. 여성은 입국장 한편에서 일행을 만나 다급히 빈 캐리어에 뭔가를 채워 넣었다. 검사대에서 이 여성의 캐리어를 열자 베트남산 담배 40보루가 쏟아져 나왔다. 허진 인천공항세관 여행자통관검사5과 팀장은 “보통 여행객처럼 보이는데, 가방 속엔 외국산과 국산 담배가 수십 보루씩 들어 있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전국 공항과 항만에서 담배 밀수와 전쟁이 치열하다. 관세청이 지난 2020년부터 지난달까지 적발한 담배 밀수 금액은 1482억6700만원에 달한다. 코로나 시기에 컨테이너 화물선에 담배를 대량으로 몰래 실어 나르더니, 하늘길이 열리자 여행객을 통한 밀수까지 성행하고 있다. 2019년 647건이었던 여행객을 통한 담배 밀수 적발 건수는 2021년 코로나로 6건까지 떨어졌지만, 올해는 지난달까지 295건으로 늘었다.

특히 국산 수출 담배를 다시 국내로 들여오는 역밀수가 성행하고 있다. 나라별로 세율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담배세가 소매가격의 70% 수준이지만,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30% 안팎에 불과하다. 국내에선 1갑에 4500원인 담배가 베트남 등에선 1000원에 팔린다. 그러다 보니 ‘세금 차익’을 노려 외국으로 수출한 담배가 밀수로 돌아오는 것이다. 올 1~9월 적발된 밀수 담배 중 60%가 국산 담배다. 컨테이너 하나 분량의 담배를 밀수하면 7억원가량의 이익이 떨어진다고 한다. 조영상 인천세관 조사총괄과장은 “우레탄 매트를 뜯어보면 국산 담배가 채워져 있는 등 수법도 각양각색인 데다, 중국산 위조 담배까지 성행하고 있다”고 했다.
담배와 마약의 밀수 조직 형태는 같다. 중국 등에 거점을 둔 총책이 여행객이나 보따리상, 화주를 운송책으로 섭외하고, 국내 유통책이 담배를 수거해 전국에 뿌리는 방식이다. 노시교 인천세관 조사국장은 “카지노, 유흥업소, 야시장 등에서 밀수된 담배가 유통된다”며 “세관 단계부터 밀수를 막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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