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육은 부산, 활동은 서울서…로스쿨마저 인재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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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소재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수도권 대학 졸업자들로 채워지고 있다.
전체 25개 로스쿨 가운데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이미 14곳이 있는데, 나머지 비수도권 11곳 로스쿨마저 수도권 대학 학생들 독무대인 셈이다.
그나마 부산 학생이 수도권 대학에 진학했다가 지역 로스쿨로 컴백하는 경우는 지역에 남을 확률이 조금은 있다.
지역 로스쿨에 수도권대 출신이 느는 것은 단순히 지역 대학 졸업자 기회 감소의 측면만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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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소재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수도권 대학 졸업자들로 채워지고 있다. 신입생 중 70~80%가 수도권대 학부를 졸업한 학생들이라는 것이다. 국회의원실과 시민단체가 분석한 교육부 자료를 보면 부산대는 최근 5년간 신입생 중 76.9%, 동아대는 71.1%가 수도권대 출신이다. 더 큰 문제는 이 비율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이다. 2019년엔 부산대 74.6%, 동아대 65.8%였으나 올해는 81.8%와 75.9%로 10%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부산에 있는 대학원임에도 지역 대학 출신자는 20% 안팎에 그친다는 뜻이다. 수도권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도 절반 가량이다.
지역 로스쿨이 수도권대 졸업생들에게 점령당했다는 말이 어제 오늘 나온 건 아니다. 그러나 그 수치가 너무 높고 해마다 심화하기 때문에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전체 25개 로스쿨 가운데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이미 14곳이 있는데, 나머지 비수도권 11곳 로스쿨마저 수도권 대학 학생들 독무대인 셈이다. 그 중에서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일컫는 일명 ‘SKY’ 출신은 지역 로스쿨 신입생의 40% 안팎을 차지한다. 지역 대학 졸업자는 이래저래 설 자리가 더 없다. 수도권에 좋은 대학이 많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로스쿨마저 일극체제로 재편되는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학교 측은 출신 고등학교나 출신 대학이 선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단순히 성적만 보고 뽑았는데 이런 결과가 나온다는 건 설명 안 되는 부분이 많다.
그나마 부산 학생이 수도권 대학에 진학했다가 지역 로스쿨로 컴백하는 경우는 지역에 남을 확률이 조금은 있다. 그러나 연고가 없는 학생들은 거의 100% 떠난다고 보는 게 맞다. 부산 출신자들도 변호사 자격증을 따면 수도권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많은 판인데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지역 로스쿨에 입학했다가 반수를 통해 수도권으로 옮기는 학생도 적지 않다고 한다. 지역 로스쿨에 수도권대 출신이 느는 것은 단순히 지역 대학 졸업자 기회 감소의 측면만 있는 게 아니다. 수도권 출신은 지역에 대한 책임감이나 연대감이 부족하다. 지역에서 배출된 변호사가 해당 지역에 정착하지 않고 수도권으로 몰리면 지역 법률 서비스 시장의 질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피해는 결국 시민 몫이다.
최근 논란이 불붙은 의대와 마찬가지로 로스쿨도 지역 학생이 양질의 교육을 받고 지역에 남아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틀이 필요하다. 지역 졸업생을 의무적으로 뽑는 할당제가 있지만 비율이 정원의 10~20%에 불과하다. 지역의 우수한 인재를 선발해 지역에 착근할 수 있도록 할당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로스쿨 입시에는 정량적 평가와 함께 정성적 평가도 작용하는 만큼 대학 측에서도 수도권대 선호를 자제해야 한다. 변호사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은 자신들의 교수 역량 한계를 부각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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