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과 한 무대 서는 꿈 못 이루지만 노래로 영혼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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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품었던 꿈들을 이뤄 가고 있지만 결코 이룰 수 없는 꿈이 있습니다.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톱스키(1962∼2017)와 한 무대에서 노래하는 꿈이죠. 대신 그를 오마주하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2016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성악 부문) 우승자이자 2021년 영국 BBC 카디프 콩쿠르에서 '심사위원을 울리며'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바리톤 김기훈(32)이 11월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년 만에 리사이틀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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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엔 英 위그모어홀 데뷔 무대
우상인 흐보로스톱스키 오마주
2016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성악 부문) 우승자이자 2021년 영국 BBC 카디프 콩쿠르에서 ‘심사위원을 울리며’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바리톤 김기훈(32)이 11월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년 만에 리사이틀을 연다. 이달 26일 영국 런던의 명문 공연장 위그모어홀 데뷔 리사이틀과 같은 프로그램을 국내 팬들에게 선보인다. 122년 역사를 가진 런던 대표 실내악 공연장 위그모어홀은 소프라노 엘리자베트 슈바르츠코프, 테너 피터 피어스 등 세계적 성악가들이 사랑한 무대로 알려져 있다.
공연의 2부는 올해 탄생 150주년을 맞은 러시아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꿈’ 등 가곡 9곡으로 채운다. 김기훈은 “뇌암으로 타계한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톱스키의 라흐마니노프 콘서트 영상을 좋아했다. 만나서 손잡고 얘기해 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오기 전에 세상을 떠나셨다. 영혼의 교감이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흐보로스톱스키는 김기훈이 태어나기 2년 전인 1989년 BBC 카디프 콩쿠르에서 웨일스 출신의 바리톤 브라인 터펠을 2위로 밀어내고 우승한 인물이다. 귀가 따끔따끔할 정도의 압도적 성량과 섬세한 표현 등 김기훈과 그는 닮은 점이 많다. 김기훈은 “흐보로스톱스키는 벨벳 같은 음색과 러시아 특유의 짙은 음색, 폭넓은 음역을 가졌고 음악 자체가 감성적이었다. 인간적으로도 멋진 사람이었다고 들었다”고 했다.
공연 1부에선 독일어 성경에서 가사를 따온 브람스의 ‘네 개의 엄숙한 노래’와 한국 가곡인 이원주 곡 ‘연(緣)’ ‘묵향’, 조혜영 ‘못잊어’를 노래한다. 위그모어홀 공연에서도 같은 순서로 노래한다. 김기훈은 “BBC 카디프 콩쿠르에서 김주원의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를 불렀는데 그때 한국 가곡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우리 가곡의 아름다움을 널리 소개하고 싶다. ‘못잊어’는 울적할 때 방에서 혼자 부를 정도로 좋아하는 곡”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소를 담아 노래하는 성악가’로 해외에도 팬이 많다. “진지한 곡에서 웃음을 거둘 때는 반전의 묘미가 있어서 더 감동한다고들 하더군요.(웃음) 성악가들 가운데는 무대 위에서 소리내는 데 치중하다가 표정이나 몸동작이 부자연스러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 워싱턴 케네디센터에서 ‘너는 무대에서 일상생활처럼 연기해서 보는 맛이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가곡에서도 같은 느낌을 보여 드리려 합니다.”
엔데믹을 맞아 그의 커리어는 폭발 상승 중이다. 지난 주말 미국 댈러스 오페라에서 푸치니 ‘토스카’ 스카르피아 역으로 출연했고, 올해 12월 독일 바이에른 국립오페라에서 푸치니 ‘라보엠’ 쇼나르 역으로 출연한다. 내년에는 2월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에 데뷔하며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라보엠’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6만∼10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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