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 사람들의 극락왕생 부적, 국내 最古 ‘수구다라니’와 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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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속세에 더러워진 입을 깨끗이 해준다는 이 주문처럼, 다라니를 종이에 적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통일신라 수구다라니(隨求陀羅尼)' 2점이 처음 공개된다.
한자로 적은 수구다라니는 고대 인도 문자로 된 불교 주문을 한자로 음차해 기록한 것이다.
같은 시기 인도와 중국 등 불교문화권에서 제작된 수구다라니는 20여 점이 현존하지만, 한자 수구다라니가 함께 나온 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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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수리수리 마수리’로 유명한 다라니(불교 주문) 중 하나다. 속세에 더러워진 입을 깨끗이 해준다는 이 주문처럼, 다라니를 종이에 적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통일신라 수구다라니(隨求陀羅尼)’ 2점이 처음 공개된다. 경북 경주시 국립경주박물관에서 24일부터 열리는 특별전 ‘수구다라니, 아주 오래된 비밀의 부적’에서다.
경주 남산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해지는 이 유물은 가로 8.8cm, 세로 6.2cm, 높이 3.9cm 금동 경합(經盒·경전을 넣어 두는 함)에서 나왔다. 경합의 제작 방식과 기법이 8, 9세기 것과 유사해 경합에 담겼던 수구다라니 2점 역시 같은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국내 현존하는 수구다라니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3년간 과학적 조사를 거쳐 불교 주문을 적은 종이가 닥나무로 만든 한지(韓紙)임을 밝힌 박물관의 연구도 국내에서 제작된 사실을 뒷받침한다.
가로세로 약 30cm 크기 한지 2장엔 한자와 범자(梵字·고대 인도 문자)로 쓴 다라니가 각각 적혀 있다. 그중 범자로 주문을 새긴 종이 중앙엔 금강저(金剛杵·불교에서 적을 무찌르는 무기)를 든 불교의 수호신 ‘금강신(金剛神)’이 그려져 있다. 수구다라니 제작법을 담은 경전 ‘불설수구즉득대자재다라니신주경(佛說隨求卽得大自在陁羅尼神呪經)’에 따르면 이 같은 도상(圖像)은 주로 승려들이 소지한 수구다라니에서 엿볼 수 있다.
한자로 적은 수구다라니는 고대 인도 문자로 된 불교 주문을 한자로 음차해 기록한 것이다. 같은 시기 인도와 중국 등 불교문화권에서 제작된 수구다라니는 20여 점이 현존하지만, 한자 수구다라니가 함께 나온 건 처음이다. 한자는 총 2143자가 쓰였다.
동아시아 전역에 널리 퍼졌던 수구다라니는 신라에도 영향을 미쳤다. 삼국유사엔 신라 신문왕(?∼692)의 아들 보천태자가 경북 울진의 성류굴에서 수구다라니경을 외워 동굴의 신을 감화시켰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신명희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문헌으로만 전해졌던 통일신라 수구다라니의 실체를 확인한 사례”라고 했다.
일제강점기였던 1919년 조선총독부는 금동 경합과 수구다라니 2점을 각각 20엔에 사들였다. 이후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있다가 2020년 경주 남산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에서 조명됐다. 100여 년 만에 수장고에서 잠 깬 이 유물은 3년간의 복원을 거쳐 내년 1월 28일까지 관람객을 맞는다. 무료.
경주=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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