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하원의장 후보로 에머 원내총무 선출…매카시 해임 후 세번째

김현 특파원 2023. 10. 25.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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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례 경선 투표 끝에 당선…내부 투표서 당내 강경파 20여명 반대
톰 에머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가 24일(현지시간) 당내 경선에서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사진은 에머 원내총무 홈페이지 캡처.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 하원의 다수당인 공화당이 24일(현지시간)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의 후임 의장 후보로 톰 에머(62·미네소타) 원내총무를 선출했다.

공화당이 매카시 전 의장 축출 이후 에머 원내총무를 세 번째 의장 후보를 선출했지만, 본회의 표결을 통해 의사봉을 거머쥐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해 보인다.

만약 이번에도 당내 분열로 하원의장 선출에 실패한다면 하원의장 공백 사태는 더욱 장기화될 전망이다.

하원 공화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3시간에 걸친 5차례의 투표를 통해 에머 원내총무를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했다.

에머 원내총무는 1차 투표에서부터 최종 투표때까지 계속 1위를 차지, 하원의장 후보로 당선됐다.

당초 9명의 의원들이 경선에 도전했지만, 1차 투표 전 댄 뮤저(펜실베이니아), 게리 팔머(앨라배마) 의원이 출마 의사를 철회, 7명이 1차 경선에 임했다.

1차 투표에선 에머 원내총무는 78표를 얻어 하원 공화당 콘퍼런스의 부의장을 맡고 있는 마이크 존슨(루이지애나·34표), 당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바이런 도널즈(플로리다·29표), 케빈 헌(오클라호마·27표) 의원 등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오스틴 스콧(조지아·18표), 잭 버그먼(미시간·16표), 피트 세션스(텍사스·8표) 의원 등이 뒤를 이었다.

세션스 의원이 사퇴한 뒤 치러진 2차 투표에서도 에머 원내총무는 90표를 얻어 존슨(37표), 도널즈(33표), 헌(31표), 스콧(14표), 버그먼(7표) 의원 등을 제쳤다.

에머 원내총무는 3차 투표에선 100표를, 4차 투표에서도 107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존슨 의원(97표)과 맞붙은 최종 투표에서 117표를 얻어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이로써 에머 원내총무는 지난 3일 매카시 전 의장이 해임된 이후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와 짐 조던 법사위원장에 이어 세 번째로 공화당 하원의장 후보에 올랐다.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후보로 선출됐지만 당내 강경파들의 반대로 이튿날 후보직에서 자진사퇴했고, 두번째로 선출됐던 조던 위원장은 당내 중도파의 이탈로 3차례 본회의 표결에도 불구하고 하원의장직에 오르지 못했다. 조던 위원장은 당내 의원들의 불신임 투표 끝에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에머 원내총무는 지난 2014년 11월 중간선거 때 출마해 당선, 2015년 1월부터 5선 연방 하원의원을 지내고 있다.

1961년 미네소타 태생인 에머 원내총무는 가톨릭계 군사 고등학교인 세인트 토마스 아카데미(STA)를 거쳐 알래스카 페어뱅크스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이후 윌리엄 미첼 법대에서 법학 박사(JD) 학위를 받았다.

에머 원내총무는 몇 년 동안 변호사로 일하다 자신의 로펌을 열었다. 이후 20년간 가족과 사업, 하키 코치, 인디펜던스 및 델라노 시의회에서 봉사를 했다.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되기 전인 2004~2008년까지 미네소타주 주하원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에머 원내총무는 연방 하원에 입성한 후 두 차례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을 2차례 지낸 뒤 원내총무에 당선됐다.

에머 원내총무는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 옅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동성 결혼을 성문화하는 것에 찬성했고, 지난 대선 결과를 인증하는 것에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또한 매카시 전 의장의 해임을 촉발한 임시 예산안과 부채한도 협상에 찬성해 왔다.

이로 인해 당내 강경파들은 에머 원내총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릭 앨런(조지아) 의원은 에머 원내총무가 동성 결혼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을 문제 삼으며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랠프 노먼(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은 당내 보수 성향 의원모임인 프리덤코커스가 에머 원내총무를 지지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에머 원내총무 선출 후 당내 의원들을 상대로 지지 여부를 묻는 호명 투표를 실시한 결과 최소 20명 이상이 반대를, 5명이 기권인 재석(present) 투표를 했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만약 에머 원내총무가 당내 강경파 설득에 실패한다면 하원의장 공백 사태는 한 달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에머 원내총무는 출마를 선언하면서 국가 부채 및 지출 위기, 국경 개방, 경제 추락, 취약한 외교정책 등을 미국의 문제로 지적하면서 "유권자들은 우리가 민주당이 저지른 피해를 복구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지지를 요청했다.

이어 "우리가 의견이 다르더라도 여러분 모두에게 항상 가장 정직하고 직접적으로 대하겠다"고 서약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결코 이행할 수 없는 약속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는 책임을 질 것을 기대하며, 여러분들은 우리가 여러분의 약속을 지킬 것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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