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규모 인질 석방 회담 위해 지상전 연기 용의”
이스라엘이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하고 있는 인질들의 대규모 석방을 위한 회담을 위해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전을 며칠 늦출 용의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24일(현지 시각) 2명의 이스라엘 정부 고위 당국자의 전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 매체에 “이스라엘과 바이든 정부 모두 가자지구에서 인질을 빼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싶어한다”며 “만약 하마스가 큰 패키지를 제안한다면 우리는 그 대가로 무엇인가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일단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대해 지상군을 투입하게 되면 인질 협상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은 중재 역할을 하고 있는 이집트에 만약 하마스가 인질 협상을 원한다면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모든 여성과 아이들을 석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의 이같은 입장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을 늦추려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고 악시오스는 분석했다. 미 언론들은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의 대응 권리를 인정하면서도 인질 석방과 가지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등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물밑에서 이스라엘에 지상전 연기를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스라엘에 (어떤) 군사적 조건을 강요하지 않는다”라면서도 “가자지구 주민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더 많은 인질이 자유의 몸이 될 때까지 지상전을 미루길 원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Yes)고 대답하기도 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하마스는 지난 주말 이스라엘 여성 인질들의 석방을 제안했으나 이스라엘이 이를 거부했다. 하마스는 그 대가로 6시간 동안 가자 지구에 대한 공습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하마스가 휴전을 원할 때마다 2명의 인질을 석방하는 선례를 만들고 싶지 않아 거절했다고 말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같은 휴전이 하마스가 재결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고, 하마스 지도부들이 은신처를 옮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카타르 및 이집트를 통해 하마스와 인질 석방 문제 등에 대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은 스티븐 길런 국무부 인질 문제 특별 부대표를 이스라엘에 파견했다. 다만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인질 협상이 성사되더라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공격 계획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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