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개원醫 제한’ ‘지역의사制’… 필수의료 살리는 선진국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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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대 증원을 추진하는 이유는 고령화로 인한 의료 수요 증가에 대비하는 한편 필수의료 분야와 비수도권 지역의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다.
그런데 동아일보 취재팀이 한국보다 의사가 많은 선진국의 의료 현장을 취재한 결과 의사 수를 꾸준히 늘리는 동시에 필수의료 쪽으로 의사들을 유인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 증원의 '낙수 효과'만으로는 필수의료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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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료계의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미용 의료 쏠림 현상이다. 독일은 필수의료 분야의 보상을 강화하고 지역마다 진료 과목별 개인병원 수를 제한하는 ‘개원의 총량제’를 도입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덕분에 독일은 인구 1000명당 수술 전문의가 1.47명으로 한국의 2배가 넘는다. 또 독일을 포함한 대부분 나라들이 필수의료진의 소송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의사들의 의료배상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보험료의 상당 부분을 정부가 부담하는 형태다. 대만은 출산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의사 과실이 없어도 정부가 환자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시행한 후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율이 74%에서 94%로 상승했다고 한다.
한국처럼 지역의료 붕괴 위기를 맞은 일본은 2007년 ‘지역 의사제’를 도입했다. 의대 정원 일부를 별도 전형으로 선발해 장학금을 주되 10년간 의료취약지역에서 근무하게 하는 제도다. 그 결과 2018년 농촌지역 의사 수가 8년 전보다 12% 증가했다. 일본도 한때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심각했는데 도쿄의 경우 당번 병원을 정해 병원 5곳에서 거절당한 응급환자는 무조건 받도록 하는 ‘도쿄 룰’에서 해법을 찾았다. 오사카는 가장 가까운 빈 병상으로 환자를 이송하는 응급의료 체계를 구축해 응급실 표류를 막고 있다. 병원과 소방이 손발이 맞지 않아 응급 병상을 찾아 일일이 전화를 돌리다 골든타임을 흘려보내는 한국과 다른 풍경이다.
고되고 위험한 필수의료를 기피하기는 다른 나라 의사들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럼에도 소아과 오픈런이나 응급실 뺑뺑이 없이 필수의료 체계가 돌아가는 비결은 의료진이 생명을 살리는 데서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경제적 법적 보호 장치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필수의료 보상 강화와 소송 부담 완화, 응급의료 체계 구축은 우리도 못할 이유가 없다. 개원의 총량제와 지역 의사제도 한국 실정에 맞게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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