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 가루 쌓아 살린 태백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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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꽉 채워 태백의 고원에서 검은 탄가루로 그려 온 고원의 풍경이 펼쳐진다.
석탄가루는 이러한 미의식을 더욱 강화시켜준 재료다.
수묵화의 농묵 표현처럼 강렬한 에너지와 꾸밈없는 여백을 오가는데 탄가루를 썼다.
최 작가는 "어려움을 겪는 폐광지역 역사의 흔적을 남기고, 숨결을 담고 싶었다. 무엇으로 태백을 이야기 하고 좋을지 오래 고민했다"며 "탄광은 사라지지만 석탄과 탄가루가 가진 물성은 여전히 남는다는 생각으로 차별화된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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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 깨고 태백문예회관 31일까지
장성광업소 석탄 빻아 재료 활용
10년을 꽉 채워 태백의 고원에서 검은 탄가루로 그려 온 고원의 풍경이 펼쳐진다. 태백의 하늘과 산, 마을의 풍경이 짙은 먹색이 되어 캔버스를 채웠다. 지역에서 나온 석탄가루로 완성한 작품들이다.
최법진 작가의 열한번째 개인전이 ‘고원 별곡(Highland Rhapsody)’이 25일 태백문화예술회관에서 개막, 31일까지 열린다. 그의 개인전은 무려 13년만에 열린다. 교수 생활을 마치고 태백으로 와서 가졌던 긴 공백을 깨고 제2의 작품생활을 알리는 자리다.
최 작가가 2013년 태백에 새 둥지를 튼지 만 10년이 됐다. 의욕에 미치지 않는 작업 결과로 인해 공백기를 갖기도 했지만 태백을 떠나지는 않았다. 처음 태백에 왔을 때 고원도시의 자연이 주는 태곳적 기운과 숭고한 서사를 느꼈고, 숨어있던 그의 미의식이 깨어나는 경험을 쉽게 잊지 못했다고 한다. 최 작가는 “도시 특유의 적막감이 오히려 내 감정을 풍부하게 한다”고 밝혔다. 고수하고 싶은 미적 가치로도 “추억과 삶의 터전, 그리움과 아련한 정서를 담은 구상표현”을 들었다. 많은 이들이 열정을 다해 일하다 떠난 태백과 맞는 정서다.
석탄가루는 이러한 미의식을 더욱 강화시켜준 재료다. 수묵화의 농묵 표현처럼 강렬한 에너지와 꾸밈없는 여백을 오가는데 탄가루를 썼다. 장성광업소 옆에 작업실을 둔 그는 여기서 근무하는 광부들을 통해 받은 석탄을 받는다. 석탄을 직접 빻아 탄분으로 만들고, 물에 불려도 떨어지지 않을만큼 작품에 쓸 수 있는 방법을 오래 연구해 찾았다.
태백 산동네 풍경에서 모티브를 얻었지만, 자세히 묘사하기 보다는 상상력을 더해 풍경을 그렸다. 그가 “비밀스럽고 평화로운 상상에 이르는 것은 감상자의 몫”이라고 밝히는 이유다.
영겁의 세월을 거쳐 땅 속에 두껍게 쌓인 석탄층, 이를 둘러싼 고원의 풍경을 조합했다. 탄분으로 우리 고유의 미감과 내면의 감정도 짙게 녹였다. 최 작가는 “어려움을 겪는 폐광지역 역사의 흔적을 남기고, 숨결을 담고 싶었다. 무엇으로 태백을 이야기 하고 좋을지 오래 고민했다”며 “탄광은 사라지지만 석탄과 탄가루가 가진 물성은 여전히 남는다는 생각으로 차별화된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이재언 미술평론가는 “구릉 풍경 아래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밝은 부분은 새로운 국면을 암시하는 빛의 공간, 희망의 여운, 혹은 갱도 끝에서 비쳐오는 서광일 수 있다”며 “밟고 있는 땅 아래 서사에 대한 심미적 상상력의 공간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중후하면서도 경쾌한 필치가 고원의 호연지기를 화면의 기운생동으로 승화시는 장엄한 서사시”라고 평했다. 전시 오프닝 행사는 25일 오후 3시다.
최 작가는 강원대 미술교육학과와 홍익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후 강원대 문화예술대학장 등을 지냈다. 미국과 유럽, 호주, 아시아 등 국내외 단체전에 500여회 출품했다 ‘탄광사택 문화예술 누리큐브’ 총괄감독을 맡아 폐광지역 재생사업과 예술교육 등에 매진해왔다.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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