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경의행복줍기] 요양원으로 가는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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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터널 메모리'는 이야기의 당사자가 직접 출연한 다큐멘터리다.
어느 누구도 편하게 쉽게 부모를 배우자를 요양원에 보내지 않는다.
스웨덴의 한 요양원에선 입소해 있는 노인들이 오지 않는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요양원 측은 건물 내 복도에 이 가짜 버스정류장을 설치해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퇴원을 갈망하는 환자들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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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느 멋진 아침’에도 신경 퇴행성 질환을 앓는 노인이 등장한다. 두 딸의 아버지인 게오르그는 요양원에서 지내며 딸들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는다. 아버지 마음에 드는 환경 좋은 요양원 선택을 위해서 부지런히 움직이고 늘 아버지를 찾아와 많은 대화도 나눈다. 두 영화에 등장하는 노인들은 비교적 따뜻하고 평화롭게 인생의 마지막을 정리하고 있다. 가족의 애정 어린 보살핌이 병들고 지친 노인들에게 평온함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런 노인들이 얼마나 될까? 큰고모는 오랫동안 치매를 앓고 있는 남편을 요양원에 남겨 놓고 돌아오는 길에 몇 번씩 걸음을 멈추고 흐느꼈다. 어떡하든 끝까지 함께하려 했다. 그러나 자신도 온몸이 쑤셔대는 지독한 관절염으로 늘 괴로웠다. 어느 날 남편을 부축해서 화장실을 가는데 무릎에 힘이 빠지면서 함께 나뒹굴었다. 더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누구도 편하게 쉽게 부모를 배우자를 요양원에 보내지 않는다. 하다 하다 정말 안 되니까 보내는 것이다. 그런데도 대부분 죄책감을 느낀다. 나이 들수록 단단한 내면의 힘이 필요한데 몸이 약해지면 마음도 약해진다. 죄책감은 스스로 내려치는 회초리와 같다. 최선을 다했으니까 이제부터는 자신을 돌봐야 한다.
스웨덴의 한 요양원에선 입소해 있는 노인들이 오지 않는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이들 환자가 버스를 기다리는 곳은 가짜 버스정류장이다. 요양원 측은 건물 내 복도에 이 가짜 버스정류장을 설치해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퇴원을 갈망하는 환자들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 준다. 정류장엔 벤치도 있다. 환자들은 이 벤치에 앉아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마냥 기다린다. 간호사 등 요양원 직원은 환자와 함께 벤치에 앉아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그러면 집으로 가겠다고 울고불고 떼쓰던 환자가 편안한 미소를 짓는다. 언제든 집으로 갈 수 있는 버스가 아주 가까운 데 있다는 데 안도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취약한 환자에게 거짓말을 하는 게 도덕적으로 허용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선 논란이 생기기도, 더 좋은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우리는 누구나 늙는다. 병든다. 그래서 건강한 생활 습관과 좋은 생각을 갖고 사는 게 매우 중요하다.
조연경 드라마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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