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유해성분 공개, 첫걸음 내딛다[기고/조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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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관한 법' 제정으로 드디어 담배에 포함된 유해성분을 분석해 대중에게 공개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우리나라가 2005년 5월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WHO FCTC)에 가입한 지 약 20년 만에 '담배 유해성분 공개'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셈이다.
이번 정부 들어 '담배 유해성분 분석·공개'는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됐고, 제정법 마련이라는 결실을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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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는 담배에 4000개 이상의 화학 물질과 70종이 넘는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또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서는 당사국이 담배 회사로부터 담배의 모든 성분을 제출받아 유해성분을 공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동안 담배를 피우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타르, 니코틴 등 일부 유해성분 8종만을 담뱃갑 포장지에 표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북미나 유럽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담배 유해성분 분석·공개 제도를 운용 중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경우 93종, 캐나다 보건부(HC)는 44종의 유해물질 정보를 담배 회사로부터 제출받고, 필요한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번 제정법을 통해 주요 선진 국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담배 규제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담배 속에 포함된 유해성분의 종류와 각각의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지금까지 우리는 먹는 음식과 바르는 화장품의 성분에 대해서는 꼼꼼하게 살펴왔지만, 흡연자들이 매일 피우는 담배 속에 어떤 성분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는 따져볼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동안 담배에 포함된 유해성분을 밝히고 공개하기 위한 노력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2013년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발의를 시작으로, 지난 10년간 담배 유해성 관리체계 도입 논의가 지속됐다. 이번 정부 들어 ‘담배 유해성분 분석·공개’는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됐고, 제정법 마련이라는 결실을 보게 됐다. 법 제정에 애써주신 국회와 관련 기관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실제로 담배 유해성 관리체계가 마련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먼저 담배 제조 시 첨가되거나, 흡연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물질 가운데 각종 암과 질병을 일으키는 유해성분의 종류와 함량을 정확히 알 수 있게 된다. 이뿐 아니라, 담배의 중독성을 높이고 유해성분의 흡입력을 높이는 첨가물에 대한 정보도 알 수 있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연구자들은 개별 유해성분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욱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또 정부는 공개된 성분의 내용과 이에 근거한 연구를 활용하여 더욱 설득력 있는 금연 홍보·캠페인과 금연지원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2025년 11월이 되면 담배 유해성 관리법이 시행된다. 법 시행까지 준비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정부는 유해성분 분석을 위한 검사체계를 도입하고, 공개되는 성분의 종류와 공개 방식 등을 상세히 결정해야 한다. 이 법은 담배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해야 한다는 진심에서 출발했다. 남은 기간 ‘국민의 건강 보호’를 최우선으로, 담배 유해성 관리법이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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