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주 작업중 감전사' 하청업체 5명 기소…한전 직원은 불기소

김솔 2023. 10. 24.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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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전선 연결작업을 하던 중 고압 전류에 감전돼 숨진 고(故) 김다운(당시 38세) 씨 사건과 관련해 하청업체 관계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하청업체 소속이었던 김씨는 당시 전신주에 올라 절연봉을 이용해 고압선에 달린 전류 개폐기를 올리는 작업을 하다가 감전돼 인근 병원에 이송됐으나 사고 19일 만에 결국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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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도급인 아닌 발주자" 무혐의 판단…유족측 "산안법 이해 못한 결정" 항고

(여주=연합뉴스) 이영주 김솔 기자 = 2021년 전선 연결작업을 하던 중 고압 전류에 감전돼 숨진 고(故) 김다운(당시 38세) 씨 사건과 관련해 하청업체 관계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여주지청 [연합뉴스TV 제공]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여주지청은 지난달 19일 업무상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하청업체 관계자 A씨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A씨 등은 2021년 11월 5일 여주시의 한 신축 오피스텔 전기 공급작업에 김씨를 활선 차량 없이 홀로 투입 시키거나 이를 방치해 결과적으로 김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청업체 소속이었던 김씨는 당시 전신주에 올라 절연봉을 이용해 고압선에 달린 전류 개폐기를 올리는 작업을 하다가 감전돼 인근 병원에 이송됐으나 사고 19일 만에 결국 숨졌다.

해당 작업은 절연 처리가 돼 있는 고소 작업차인 '활선 차량'을 동원해 2인 1조로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나, 당시 김씨는 혼자 전봇대에 올라 작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청 업체끼리 불법 재도급이 이뤄진 정황도 있었다. 당초 해당 작업은 또 다른 하청업체에 할당돼 한전에 제출한 작업 통보서에도 다른 업체명이 들어갔지만, 사고 당일 오전 인력 문제로 인한 현장 소장간 합의로 김씨가 속한 업체에 재도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밖에도 A씨 등이 김씨에게 고무 절연장갑을 지급하지 않고, 당시 작업 계획서를 쓰지 않는 등 안전 관리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사망사고를 야기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이들 중 김씨와 같은 업체 소속 직원 2명은 사고 후 산업재해 보상보험 처리를 위해 재하청 사실을 숨기고자 김씨가 하청업체에 의해 정상 파견된 것처럼 관련 서류를 위조한 혐의(사문서 위조 및 사문서 위조 교사)도 받는다.

앞서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각각 서로 다른 한국전력 직원 1명씩을 불구속 송치했으나 검찰은 이들에 대해서는 모두 불기소 결정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상 노동자 사망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시 외부 업체에 일감을 주는 건설공사 '발주자'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검찰은 한국전력이 관련 업무를 총괄·관리하는 '도급인'이 아닌 건설공사 발주자의 지위에 있어 이번 사고와 관련해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고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결정했다.

이에 유족 측 변호인인 류하경 변호사는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한전은 이 사건 공사를 총괄 관리하기 때문에, 도급인 책임이 면제되는 건설공사 발주자가 아니어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죽거나 다쳤을 때 처벌받게 돼있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검사가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을 불기소 결정해 유족들이 분노하고 있고 저도 황당하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재수사를 요청하며 수원고검에 항고장을 제출한 상태이다.

s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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