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외국인 넷 합쳐도 페디의 30%라니… 소득 없이 원점으로, 어떤 결단 내릴까

김태우 기자 2023. 10. 24.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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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진 끝에 퇴출이 유력시되는 마리오 산체스 ⓒ KIA타이거즈
▲ 퇴출된 숀 앤더슨은 아이러니하게도 외국인 투수 중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1년 하위권으로 처지며 구단 수뇌부를 모두 교체하는 결단을 내린 KIA는 2022년 5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비록 가을야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한 판으로 끝났지만, 그래도 도약을 위한 발판을 놨다는 의의는 둘 수 있었다.

그런 KIA가 더 높이 올라가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지목됐지만, 외국인 투수 농사에서 실패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요소였다. KIA는 2022년 시즌을 앞두고 좌완 션 놀린, 우완 로니 윌리엄스로 외국인 투수 라인업을 구성했다. 외국인 타자로는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새롭게 영입됐다. 세 선수가 모두 새 얼굴이었다. 새로운 진용을 꾸릴 만한 명분은 충분했다. 문제는 외국인 투수 쪽이 잘 기능하지 않았다.

놀린은 던질 때는 괜찮은 투수였다. 2022년 정규시즌 21경기에서 8승8패 평균자책점 2.47이라는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날이 적지 않았다. 부상 경력이 많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이 경력이 지워지지 않았다. 124이닝, 규정이닝도 못 채웠다. 윌리엄스는 말 그대로 기량 미달이었다. 구단이 일찌감치 교체를 검토해야 할 정도로 실력이 떨어졌다.

새롭게 영입된 토마스 파노니가 나름대로 안정된 투구를 하긴 했지만, KIA는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 강력한 구위로 상대를 윽박지를 수 있는 ‘파워피처’ 유형이 필요하다고 봤다. 놀린도, 파노니도 그런 선수들은 아니었다. 그래서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숀 앤더슨, 아도니스 메니나로 외국인 투수진을 다시 꾸렸다. 그래도 외국인 타자 고민은 크게 할 필요가 없었다. 소크라테스가 시즌 초반 고비를 넘기고 리그에 잘 적응했기 때문이다. 유일한 위안이었다.

KIA의 2023년 시즌은 정규시즌 144경기로 끝났다. 승률은 지난해보다 올랐지만,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했다. 6위였다. 정신을 차려보니 5위 두산과 경기차는 단 1경기. 결국 144경기를 치르면서 아쉽게 내준 경기들이 유독 걸리는 요즘이다. 결과론이지만 그중에 2~3경기만 잡았다면 KIA는 지금도 야구를 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코칭스태프가 책임론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이유다. 한편으로 외국인 투수 문제가 또 지적된다. 고민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커졌다. 별로 나아진 게 없다. 1년을 허송세월했다.

앤더슨과 메디나 모두 시즌 중반에 퇴출됐다. 듣던 대로 빠른 공은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를 요리할 수 있는 실력들이 서툴렀다. 메디나는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05, 앤더슨은 1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76를 기록한 뒤 거의 같은 시점 퇴출의 비운을 맛봤다. KIA는 대만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했던 마리오 산체스와 ‘구관’인 파노니로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역시 재미를 보지 못했다.

강렬한 데뷔전을 가진 산체스는 투구 동작 논란에 부상까지 겹쳤고, 왜 이 선수가 더 큰 무대에서는 오퍼를 받지 못했는지 확인했다. 12경기에서 4승4패 평균자책점 5.94에 그쳤다. KIA 내부에서는 이미 재계약을 포기했다. 퇴출이 확실시된다.

▲ 파노니는 여러 측면에서 재계약을 놓고 고민이 되는 선수다 ⓒ연합뉴스
▲ 메디나는 올해 KIA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 ⓒ곽혜미 기자

파노니는 고민이 되지만, 역시 재계약을 확신할 만한 성적은 전혀 아니었다. 합류 초반에는 좋았다. 자신이 가진 장점을 잘 발휘했다. 그러나 갈수록 구위에 힘이 떨어졌다. 원래부터 구속으로 먹고 사는 선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최소한 지켜야 할 구속의 수준이 무너진 뒤 고전했다.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7월 25일 NC전 당시 파노니의 포심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시속 144.4㎞이었다. 하지만 9월 28일 NC전에서는 140.5㎞, 10월 4일 수원 kt전에서도 140.5㎞에 그쳤다. 제구 유무에 따라 성적의 기복이 너무 커진 이유다.

파노니의 마지막 10경기 평균자책점은 5.48에 불과했다. 물론 외국인 2선발로 본다면 생각할 여지는 있는 투수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있다. 제구도 괜찮다. 다만 올해 막판 구속과 구위가 눈에 띄게 떨어진 것에서 보듯, 풀타임 소화는 의구심이 남는다. 파노니는 올해 전반기는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오가며 56이닝을 던졌다. KBO리그 합류 후에는 82⅓이닝을 던졌다. 138이닝 만에 구위가 크게 떨어졌다고 추론하면 이건 문제가 된다. KIA가 판단하기 나름이다.

‘스포츠투아이’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KIA 외국인 투수들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리그 최하위 수준이었다. 파노니가 1.29, 앤더슨이 1.02, 산체스가 0.16, 심지어 메디나는 -0.28이었다. 네 선수의 WAR 합계는 2.19. 올해 리그 투수 중 개인 WAR이 2.19가 넘는 선수들은 리그 선두 에릭 페디(NC‧7.33)를 포함해 29명이나 있었다. 넷이 합쳐 페디의 29.8% 수준이었다. KIA 외국인 투수진의 총체적 난국을 그대로 보여주는 자료다. 1년 동안 소득이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1년 전보다 사정은 더 나빠졌을지 모른다.

KIA는 여러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일단 미국 시장 사정을 본다. 월드시리즈가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린다. 그 과정에서 KBO리그에 올 만한 이른바 ‘포A(AAAA)’급 선수들이 움직인다. KIA가 이미 장바구니에 넣고 풀리기를 기다리는 선수도 있을 것이다. 산체스의 퇴출이 확실한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 확신을 줄 만한 에이스급 투수가 있다면 파노니를 2선발로 보고 남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또 승부수를 걸고 두 명을 다 바꿀 수도 있다. 무엇이 됐든, 내년에는 이보다 더 나은 외국인 투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 생존 여부가 주목을 끌고 있는 토마스 파노니 ⓒ KIA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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